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5번이나 사용했다. ‘국민 중심의 정치’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국민 중심의 정치’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파동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로 불거진 당청 갈등이 유 전 원내대표의 ‘자기 정치’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새 원내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당이 더욱 국민 중심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관심사항이 그거 아닌가. 국민이 힘든 부분이 뭔가, 거기에 집중해 어떻게든 해결하고 모든 역량을 쏟고, 당정 협의도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박 대통령은 “국민 중심의 정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이런 모범을 이번에 잘 보여주기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향후 당정청 소통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 중심’을 여권의 키워드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현기환 신임 대통령정무수석에게 주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박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무수석이 당청 관계나 대국회 관계를 이끌어 가는 데 있어 오직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한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을 떠나 진실하고 담백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당시 “국민의 삶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정치를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비판의 연장선인 셈이다. 향후 정치권을 ‘국민 중심’ 세력과 ‘당리당략’ 세력으로 구분 지으려는 ‘프레임 정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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