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하면서 신당 창당과 야권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내 신당론의 핵심은 ‘호남 민심의 이반’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신당 논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당 바람’의 진원지인 호남 의원들은 야권 분열과 물갈이 여론이 불거지자 당에 남을지 신당에 합류할지를 놓고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 “올 것이 왔다”
새정치연합 호남 의원들은 동아일보의 긴급 전화설문에서 박 전 지사의 탈당을 두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주선 의원은 “그동안 새정치연합 내에서 혁신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그만큼 (탈당 등)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도 “연쇄 탈당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며 신당 논의에 불이 붙었다고 해석했다.
다만 분당이나 야권 재편으로 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대부분의 응답자가 “아직은 성급한 예측”이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선 의원은 “탈당을 해서 인생 2모작 3모작(정치적인 재기를) 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에도 늘 있어 왔다”며 “(박 전 지사처럼) 원외, 재야의 당 인사가 탈당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의원도 “지금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폭발력 있는 인사의 탈당은 없을 것”이라며 “흘러간 옛 노래 격인 일부 정치인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탈당한다 해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신당 출현은 “확실”, 파급력은 “글쎄…”
호남 의원 응답자의 70% 가까이가 신당이 출현할 것이라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호남 신당은 100% 나타날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호남을 넘어 수도권까지 번지느냐, 안 번지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당론이 수도권까지 확대되면 문재인 대표도 버티기 어려워질 거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일부 의원이 탈당하더라도 당장 야권 재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강기정 의원은 “여론조사 등 많은 조사를 해봤지만 호남 민심은 ‘통합해 당을 혁신하라’는 것이지 ‘신당을 만들어 분열하라’는 게 아니다”라며 “분열은 호남에서 동의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내놓을 혁신안이 신당 논의의 결정적 키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지원 의원은 “통합과 단결을 통해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로 가기 위해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하고 혁신위가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신당 출현 여부는) 결국 새정치연합에 달려 있다”며 “혁신안이 성공하거나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면 신당론은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광주·전남 vs 전북, 미묘한 온도 차이
신당을 놓고 광주·전남 지역과 전북 지역 간의 온도 차이는 확연했다.
설문에 응답한 전북 의원 10명 전원이 ‘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광주·전남 의원 15명 중 4명은 신당 합류 가능성을 열어 놨다. ‘신당이 100% 출범할 것’에 동의하는 답변도 광주·전남(33.3%)이 전북(20%)에 비해 높았다. 광주·전남 의원들이 전북에 비해 신당 출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전북의 한 초선 의원은 “전북 지역 의원 11명 중 7명이 초선일 정도로 물갈이가 많이 됐다”며 “혁신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재선, 3선 의원이 많은 광주·전남과는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무소속 천정배 의원, 박 전 지사 등 야권 개편을 주장하는 인물들의 지역 기반이 대부분 광주·전남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천 의원의 지역구는 광주, 고향은 전남 신안이다. 전북의 한 중진 의원은 “천 의원이 광주·전남에서는 영향력이 높지만, 전북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전북은 정동영 전 의원의 영향력이 큰데 아직 정 전 의원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천 의원과 정 전 의원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면 신당에 힘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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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0:40:20
종김당에서 탈퇴하여 이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야당이 태여났으면한다. 정부가 일을 못하게 하여 반사이익에만 눈이 먼 개민련은 망해야 한다. 진정한 대한민국의 야당이 태여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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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0:40:20
종김당에서 탈퇴하여 이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야당이 태여났으면한다. 정부가 일을 못하게 하여 반사이익에만 눈이 먼 개민련은 망해야 한다. 진정한 대한민국의 야당이 태여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