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사이다’ 땅 문제로 갈등? 박 할머니 범행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9일 15시 59분


독극물 사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상주경찰서는 박모 할머니(82)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는 20일 오후 1시 반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박 할머니는 지금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14일 오후 2시 43분경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나눠 마신 사이다에 살충제를 넣은 혐의다. 정모 할머니(86) 등 2명이 숨졌고 한모 할머니(77) 등 3명은 위독하다.

박 할머니가 마을회관에 언제 들어가 냉장고에 있던 사이다에 살충제를 넣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박 할머니는 자신의 집 마당에서 발견된 뚜껑 없는 자양강장제 병에 대해 “내가 구입한 적이 없다. 누군가 고의로 버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이 병은 경찰이 박 할머니를 긴급체포할 때 유력한 증거로 제시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병에 남아 있던 살충제 성분이 마을회관의 사이다 페트병 내 성분과 동일한 것으로 나왔다.

경찰은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 박 할머니의 집 뒤뜰 담 부근에서 살충제 병이 들어있던 검은색 비닐봉지를 찾았다. 이 병 겉면에는 할머니 6명이 마신 살충제와 같은 제품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또 사건 당일 박 할머니가 입은 옷과 타고 다니던 전동스쿠터 손잡이에서 살충제와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통보도 받았다. 경찰은 박 할머니의 이웃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를 탐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할머니가 땅 임대 문제 등으로 다른 할머니와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이 있어 구체적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영장이 발부되면 추가 조사를 통해 범행을 저지른 이유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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