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주권익委, 다른 계열사로 확대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소통-사회공헌 강화 추진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이미지 혁신에 나선다. 이 부회장의 소통 이미지 강화, 그룹의 사회공헌 투자 확대와 더불어 중요한 추진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그룹 전 계열사의 주주 친화 정책 확대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 무산될 뻔했던 아찔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19일 “우선은 삼성물산 ‘기업설명회(IR) 문화’부터 바꿀 것”이라며 “(통합 삼성물산이 도입할) 거버넌스위원회를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인수합병(M&A), 자산 취득 및 처분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심의한 뒤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그는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 그 과정에서의 진통은 삼성그룹 전체의 체질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의 거버넌스위원회 설치에 동의한 것도 기업문화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바꾸자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게 된 제일모직은 지난달 30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IR에서 통합 삼성물산의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거버넌스위원회 신설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담 조직 설치, 배당성향 확대 등이 핵심 내용이었다. 특히 사외이사 3명과 함께 거버넌스위원회에서 활동할 외부 전문가 3명 중에는 주주 추천 인사 1명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주주 친화 정책 발표에 대해 “엘리엇과의 분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그룹 내부에서는 ‘변화된 삼성’의 모습을 보다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계열사들로 거버넌스위원회 확대를 검토하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각 계열사의 배당성향이 얼마나 높아질지도 관심거리다. 올 초 기업경영평가회사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2013년 삼성그룹(45개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13.4%였다. 30대 그룹 평균인 22.5%보다 9.1%포인트가 낮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2012년 5.2%, 2013년 7.2%, 지난해 12.5%로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15% 안팎이었던 2007년과 200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삼성그룹은 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시너지를 최대한 내는 것이 이번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주주들에게 약속을 지키는 길로 보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해 33조6000억 원이었던 매출액을 2020년 60조 원 수준으로 늘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700억 원에서 4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건설, 상사, 패션, 식음·레저 등 기존의 4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바이오사업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내에서 전자, 금융과 함께 ‘3각 편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 법인은 양사 핵심 경쟁력의 결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존에 보유 중인 글로벌 사업 역량과 다각화된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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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5-07-20 09:44:53

    어떤 한국인들은 다른나라 대기업들에 비해 그리 크다고 할수도없고 몇개 되지도 않는 자국의 대기업들이 너무나 미워서 죽이려고 혈안이다. 오히려 외국 투기자본 편을 든다. 정말 희한한 사람들이다.

  • 2015-07-20 09:40:13

    세계 65대 기업중에 한국 기업은 2개 뿐 삼성 (9위) 와 SK (53위). 미국기업 19개, 중국기업 5개, 독일 기업 6개, 일본기업 6개 등등 다른 나라들은 한국의 최고 대기업들보다 훨씬 규모가 큰 기업들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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