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사이다 용의자 할머니, 혐의 부인 “정황 증거 불구, 할머니 자백 안 하면…”

사진=채널A 캡처

농약사이다 용의자 할머니, 혐의 부인 “정황 증거 불구, 할머니 자백 안 하면…”

농약사이다 용의자 할머니

상주 ‘농약사이다’ 음독 사건의 용의자인 박모 할머니(82·여)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이러한 독극물 사건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큰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범죄 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교수는 20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주장하는 이 할머니의 여러 가지 혐의점은 할머니가 타는 전동차에 살충제 제초제가 묻어 있었고, 그 외에 할머니의 옷에서도 그 제초제 성분이 발견됐고, 자양강장제 병이 하나를 빼고 나머지 병이 있었을 거 아닌가. 그 병에 생산 일자하고 지금 나머지 병의 생산 일자가 동일한 것으로 나왔다”며 “그래서 집안에 있던 나머지 병들과 독극물이 들어있던 병이 같은 날 한 박스로 구입한 게 아니냐 이렇게 추론을 할 수가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황 증거는 상당히 여러 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할머니가 끝까지 자백을 하지 않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병을 과연 누가 마당에 갖다 놨느냐 하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게 되면 복잡한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으면 유죄 확정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예를 들자면 직접 증거, 사이다 병에서 이 할머니의 지문이 나왔다거나 자양강장제 병에서 지문이 나왔다거나, 이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만약에 이 할머니가 이 사건의 범인이라고 보더라도 사실은 할머니들 사이에서 생활을 같이 하다 보니 충분히 우리가 설득될 정도의 원한 관계는 아닐지 모른다. 예를 들면 7명의 할머니가 생활하는데 6명이 1명을 따돌린다든가 이런 것들도 충분히 본인이 서운함과 피해의식을 가질만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동기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할머니들 간의 관계가 도대체 어떤 내용이었느냐 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독극물 사건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14년 제주도 경로당 농약 소주 사건, 2013년 보은 콩나물밥 독극물 사건, 함평 경로당 비빔밥 사건 등을 언급하며 “공동으로 생활하는 공간이 많다 보니 특히 경로당이나 이런 곳에서 어떤 사람이 의지를 갖고 치명적인 제초제를 음식에 집어넣게 되면, 사실은 CCTV도 없고 이러다 보니까 범인을 검거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경찰 수사가 확정이 안 되고 계속 표류하고 있는 이유도 증인이 명확하지 않고 증거물도 제대로 지문을 확인을 확보를 못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했어도 지금 이런 문제는 사실 주변 환경이 지원을 못 해주면 경찰이 직접 해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약사이다’ 음독 사건의 용의자인 박모 할머니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0일 열린다.

앞서 상주경찰서는 18일 농약사이다 사건 용의자로 체포한 박 할머니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할머니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나눠마신 사이다에 고독성 살충제를 탄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정모 씨(86·여) 등 2명이 숨졌고 한모(77·여)씨 등 3명은 위중한 상태다.

농약사이다 용의자 할머니. 사진=농약사이다 용의자 할머니/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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