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에서도 녹(綠) 피어올라” 쌍용차=녹차?

<일부 티볼리 2열 시트 뒷부분에 녹이 발견되고 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쌍용자동차 소형 SUV ‘티볼리’에서 녹이 발생해 쌍용차 본사에 보고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출시된 티볼리는 상반기(1~6월)에만 1만8524대가 팔린 인기차종으로, 만약 결함이 공식 확인된다면 쌍용차 전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티볼리 동호회원들에 따르면 티볼리 일부 차량에서 본보가 지난 27일 지적한 ‘뉴 코란도C’ 2열 시트 뒷부분에 녹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회원들은 티볼리 2열 시트를 열고 손으로 만져보면 시뻘건 녹이 묻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차주들은 이런 현상과 관련해 ‘녹차가 나온다’, ‘겉모습만 번드르르하고 속은 썩었다’는 등의 볼멘소리를 내는 데에는 신차가 나온 지 고작 7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한 동호회원은 “1년도 안된 차가 벌써부터 녹이 슨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쌍용차에서 리콜과 같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불매운동이라도 벌일 생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동호회원들에 따르면 티볼리 녹은 비단 2열 시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차량 하부 조향을 관장하는 스티어링 부위에서도 녹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차주들은 제작사의 도장(塗裝)작업 전반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또 다른 동호회의 한 회원은 ‘4000km를 주행하고 난 녹 후기’라며 “이제 출시 4개월이 갓 넘은 티볼리의 스티어링을 부근에서 녹이 피어났다”고 호소했다. 그는 “방청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하부만이라도 아연도금 강판 등 본질적으로 좋은 부품을 써야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최근 티볼리 온라인동호회(클럽티볼리)에는 차량 하부 조향을 관장하는 스티어링에서도 녹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글과 사진이 함께 올라오고 있다.>

이번 문제제기에 대해 쌍용차는 내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티볼리 녹과 관련해 본사에 보고했지만 아직 뚜렷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시트는 납품 받아 장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차체 부식에 대한 품질보증기간은 5년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동차 외판(후드·도어·필러·펜더·테일 게이트·도어 사이 실·루프) 관통부식에 한정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외관에 발생하는 단순 녹만 3년, 주행거리 6만km에 한해 보증을 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티볼리 차주들은 최근 코란도C 내부 녹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티볼리의 녹과 관련해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은 아직 없다”며 “추후에 신고가 들어온다면 모니터링을 통해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쌍용차 홍보실 관계자는 “티볼리 녹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