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후계 분쟁]
‘원톱 정당성 열쇠’ 형제 경영능력은
신동주측 “부친, 中사업 실패한 동빈 내쳐”, 신동빈측 “자리 잡는중… 3년후 흑자낼 것”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따르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내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신 회장이 주도한 중국 사업 부실 때문이다. 아버지로부터 일찌감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신임을 얻은 신 회장에게는 후계자로서 자질을 크게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중국 사업이 망가졌다는 지적은 형을 제치고 롯데의 ‘원톱’에 등극할 수 있었던 신동빈 회장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31일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쇼핑 기자실을 찾아와 그동안의 중국 사업 현황에 대해 해명했다. 이 대표는 “중국 사업이 본격화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9개 계열사의 누계적자는 32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지에 진출한 백화점 5개 점포에서 최근 4년간 160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자리 잡는 기간을 거쳐 2018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업은 신동빈이 이끄는 ‘글로벌 경영’의 핵심이다. 한국 롯데그룹은 2000년대 중반 신동빈 회장 체제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2007년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지 유통사업에 나섰고, 현재(2014년 말 기준)는 롯데마트 103곳, 롯데백화점 5곳, 롯데시네마 11곳 등을 포함해 19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또 선양과 청두에는 쇼핑몰과 테마파크가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단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몸집은 커졌지만 ‘허약 체질’이다. 2011년 중국 1호점 백화점(베이징)의 경영 부진으로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마트 실적도 나쁘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1조3460억 원으로 2013년보다 15% 하락했다. 산둥 성 4개 점포도 경영 악화로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끌어온 일본롯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지난해 12월 말 신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되면서 그의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일본롯데의 경영실적을 보고받은 신 총괄회장이 곧장 장남 신 전 부회장을 계열사 임원 직위에서 해임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본롯데는 유통 화학 건설을 아우르는 한국롯데와 달리 제과 등 식품사업 위주의 협소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매출 규모 역시 2013년 기준 5조7000억 원으로 83조 원을 기록한 한국롯데와 15배나 차이가 난다. 주력 분야인 식품 매출은 2조7807억 원, 관광 서비스의 매출은 1조981억 원에 불과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