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인정찰기(UAV)는 항공촬영뿐 아니라 동물 생태 연구에도 활발하게 이용된다. 연구자가 직접 가기 힘든 지역을 탐사할 수 있고, 동물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관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마크 디트머 미국 미네소타대 박사팀은 무인정찰기가 동물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셀’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14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네소타 주 서북쪽에 사는 미국흑곰 4마리에게 위치추적장치와 심장박동수 감지 센서를 붙인 뒤 곰이 생활하는 장소 인근에 무인정찰기를 띄워 곰의 반응을 살폈다. 곰의 심장박동수는 2분 주기로 연구자에게 e메일을 통해 전달되도록 했다.
그 결과 곰은 20m 상공에 뜬 무인정찰기를 본 뒤 심장박동이 갑작스레 빨라지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심장박동수가 평균 40∼50회 늘었고, 새끼와 함께 있던 어미 곰의 경우 분당 40회에서 160회로 늘었다. 한번 빨라진 심장박동이 진정되는 데는 평균 10분 정도가 소요됐지만 최대 200여 분 동안 진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디트머 박사는 “동물이 무인정찰기를 보고 도망치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실제로는 굉장히 긴장한 상태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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