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룸 회의’ 소집 대책 논의
“의자에 설치된 TNT 3kg 폭탄 터져 외국인 9명 등 22명 사망… 더 늘듯
CCTV서 용의자 추정 남성 발견”
江부두서 추가폭발… 사상자 없어
한국대사관 “번화가 방문 자제를”
17일 태국 방콕 중심가를 강타한 폭탄 테러 공격의 배후 세력을 추적 중인 태국 경찰은 폭발 현장 부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며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현재까지 22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140명 선을 넘어섰다. 태국 경찰은 사망자에 중국인 2명, 홍콩인 2명, 말레이시아인 2명, 싱가포르인 1명, 필리핀인 1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솜욧 뿜빤무앙 경찰청장은 “에라완 사원 근처 의자에 설치된 TNT 3kg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 터졌으며 이 폭탄의 파괴력이 반경 100m에 미쳤다”며 “사망자가 30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폭탄을 터뜨린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은 어두운 색의 배낭을 멘 채로 에라완 사원에 들어갔다가 배낭 없이 사원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파가 붐비는 사원 벤치에 앉았던 그가 조용히 배낭을 내려놓고 걸어 나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 노란색 티셔츠 차림의 이 남성은 어두운 색의 안경테를 착용하고 있었다. 솜욧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CCTV 속) 이 남성의 신분은 물론이고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도 알지 못한다”며 적극적인 제보를 요청했다. 쁘라웃 타본시리 경찰 대변인은 “노란 셔츠의 남성은 단순한 용의자가 아니다. 그는 폭파범”이라며 진범임을 확신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이날 워룸(War Room·전쟁상황실)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범인의 정체가 좀 더 분명해졌지만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용의자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단체 ‘레드셔츠’ 소속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반(反)정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이나 중국 위구르족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8일에도 방콕 시내에서 또다시 소규모 폭발물이 터지는 등 테러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짜오프라야 강 근처 부두에서 소형 폭발물이 터졌다. 경찰은 “이번 폭발로 죽거나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해당 부두가 폐쇄됐다”고 말했다. 전날 에라완 사원 부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이번 폭발이 서로 관련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부상자가 있는지 경찰, 병원 등을 상대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2차 폭탄 테러 소문이 나돌고 있는 만큼 수쿰윗, 실롬, 통로 등 테러 위험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의 방문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방콕 폭탄 테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테러범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번 폭발로 홍콩 주민 2명을 포함해 중국인 관광객 4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했다”며 “중국은 이 사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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