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차기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사회가 총장 선출방식을 바꾸기로 하면서 일부 교수들이 재단 이사들에게 우려를 나타내는 호소문을 직접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연세대 교수평의회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연세대 이사회는 내년 2월 취임할 18대 총장 선출을 앞두고 ‘총장선출제도 소위원회’가 내놓은 방안을 바탕으로 선출방식 개정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에는 전·현직 총장이 출마할 때에는 별도의 심사 없이 이사회 단계의 최종 후보로 올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교수평의회에 주어졌던 인준 절차를 폐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내에서는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단과대학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25명의 교수들은 18일 호소문을 작성해 12명의 이사진에게 보냈다. A4 용지 3장 분량의 호소문에는 4년가량의 논의 끝에 마련한 현행 제도를 이사회가 졸속으로 고친다면 이사회와 교수들 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개정안이 정갑영 현 총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교수평의회 관계자는 “현직 총장에게 ‘특혜’를 주는 것으로 비친다면 다른 지원자들이 총장 후보자로 선뜻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학교법인 관계자는 “전·현직 총장은 심사와 검증 과정을 거친 것은 물론이고 학교를 운영한 실적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간심사를 생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준 절차 폐기는 17대 총장 선출 당시에 합의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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