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위안화 절하후 10% 폭락 ‘세계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혼돈의 금융시장]
화장품-게임-엔터테인먼트 위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마이너스’
개인투자자 눈덩이 손실 우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폭락, 미국 금리인상과 같은 대외 악재로 코스닥 시장이 연일 하락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적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은 11일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후 19일까지 10.2% 하락했다. 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가장 큰 하락세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2% 하락했다. 신흥국 가운데 경제위기설이 도는 인도네시아(―5.6%)와 말레이시아(―4.3%),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홍콩(―5.5%)과 대만(―5.3%), 위기의 진원지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4%)보다도 더 떨어졌다.

그동안 성장 기대감과 자금 유입으로 급등한 코스닥 시장이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악재의 충격을 버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중국 수혜주로 거론되어 온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화장품,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소비재 관련 업종의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화장품 관련주인 산성앨엔에스(―43.41%), 코스온(―28.28%)을 비롯해 게임 종목 컴투스(―14.46%), 위메이드(―5.46%) 등이 하락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기가 안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중국 관련 종목의 주가가 빠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상반기에 급증했던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도 수그러들면서 코스닥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급락으로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60∼70% 준이다.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5∼7월 1조249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달에만 7899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19일 기관투자가들은 1628억 원어치의 코스닥 주식을 매도했다. 하루 코스닥시장 순매도액으로는 2000년 1월 이후 최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전문가들은 고평가된 코스닥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추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625∼650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의 30%가 2분기(4∼6월)에 적자를 냈다”며 “실적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종목은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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