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었던 2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광화문빌딩 1층에 있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강의실은 대학생과 고등학생 60명으로 가득 찼다. CJ그룹이 지원하는 서울혁신센터의 ‘창조경제 사물인터넷(IoT) 해커톤 교육’을 수강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서울센터는 학생들에게 기초교육을 실시한 뒤 아이디어 경진대회까지 연다. ‘쓸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창업으로 연결시킨다. 교육에 참여한 유병훈 군(16·선린인터넷고)은 “IT의 기초를 닦기 위해 강좌에 참석했다”며 “앞으로 노인 계층을 위한 아이디어 IT 기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센터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해 있다.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도시 특성상 이 센터에서 교육받은 ‘창업 꿈나무’도 많다. 서울센터는 지난해 2월 창업 지원기관인 드림엔터로 처음 시작해 지난달 창조경제혁신센터로 탈바꿈했다. 6월 말까지 교육받은 예비 창업자는 10만1549명에 달한다.
이곳에서 교육받은 사람 중 창업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센터의 자문을 받은 스타트업 기업 ‘에어브로드’는 아이디어 하나로 8월 미국 법인까지 설립했다. 이 회사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게시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데이터 소모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 기업이 됐다. 김재원 에어브로드 대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창업까지 연결하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조언이 필요하다”며 “서울센터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라 이곳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력(波力)발전 업체인 ‘인진’ 역시 서울센터에서 잉태됐다. 이 회사는 통상 수심 50m 이상을 확보해야 할 수 있는 파력발전을 수심 3m부터 가능하도록 해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을 내놨다. 10월에는 제주도에 자체 기술의 파력발전소도 완공한다. 성용준 인진 대표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곳인 만큼 후배 창업자들이 이곳을 많이 이용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창업 희망자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던 서울센터는 이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허브’ 역할도 맡아야 한다. 서울에 있는 자본과 기술, 인력을 전국 창업 현장에 배분하는 것이 새로운 임무다. 또 지방에서는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해 본 경험이 부족한 만큼, 멘토단을 꾸려 지방 각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도시의 특성상 한류(韓流)와 패션 등에 특화된 창업 기업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박용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서울센터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창업의 터전”이라며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다면 이를 구체화시킨 다음 회사를 만들고 금융 지원을 받는 작업까지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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