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을 유발하는 원리를 밝혀냈다. 류왕식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사진)팀은 B형 간염 바이러스 안에 있는 단백질이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분해를 막아 간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온코진(Oncogene)’ 7월 13일 자에 게재됐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한국인 사망 원인 3위인 ‘간암 및 간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 약 200만 명의 만성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암을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발암 단백질인 ‘Myc’가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발병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정해 왔지만 아직까지 그 원리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연구진은 간암 세포주(細胞株·세포 배양을 통해 계속 분열하고 증식해 대를 이을 수 있는 배양 세포)와 간암 환자 조직을 이용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X 단백질과 Myc 단백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형광물질로 X 단백질과 Myc 단백질을 염색한 뒤 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두 단백질이 결합하면서 Myc 단백질 분해가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간 조직에서는 간암 환자의 조직보다 발현되는 Myc 단백질 양이 적었다. 발암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쌓이면 정상세포가 점차 암세포로 변형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X 단백질이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류 교수는 “X 단백질과 Myc 단백질이 결합하는 부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이 부위를 표적으로 한 간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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