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IT 접목 ‘스마트 물류’로 해외시장 뚫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9일 03시 00분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15>한진 인천혁신센터

인천 연수구 미추홀타워 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방문객들이 센터 안에 전시된 중소기업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인천 연수구 미추홀타워 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방문객들이 센터 안에 전시된 중소기업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상품을 잘 만들어도 그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비용이 비싸다면 결국 수익이 나기 힘들죠. 그간 알음알음으로 업체를 소개받아 저희 상품을 수출해왔는데, 이곳(인천창조경제센터)을 통해 견적을 내보니 가격 차이가 엄청난 거예요. 이 견적서를 들고 다시 협상을 해서 선적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었어요.”(서동진 ‘미로’ 대표이사)

25일 찾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 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가장 마지막으로 연 데다 내부공사가 끝나고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고작 이틀째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나가는 단계다.

하지만 벤처기업 지원 업무는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특화사업 분야인 ‘스마트 물류’ 육성과는 별도로 올해 초 법인 설립을 한 후부터 꾸준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습기 제조 스타트업 ‘미로’의 서동진 대표는 이곳에서 수출 지원을 받고 있다. 미로의 가습기는 살균제(세정제)를 써야 했던 기존 가습기와 달리 손쉽게 분해해 물로 씻을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2011년 폐 손상을 일으키는 가습기 살균제로 산모와 영유아 등 140여 명이 사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보고 착안했다. 서 대표의 둘째딸이 천식을 앓고 있어 가습기를 필요로 했기에 이 사건이 더 다가왔다.

올해부터 제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 미국과 일본, 중국, 스페인 등지로 수출을 하고 있거나 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사업을 처음 시작해 경험이 없는 데다 그간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부품을 공급해준 업체에 물어 소개받는 식으로 수출업무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가격이 적정한지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나자 물류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러던 가운데 인천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인천센터는 국내 최대 물류기업으로 육·해·공 모든 분야의 물류 사업을 하는 한진그룹이 지원한다. 한진의 도움으로 더 합리적인 수출 물류 견적을 알 수 있었고,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센터의 도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간 주먹구구식으로 자체적으로 만들어 써왔던 계약서를 다음 주부터 법률 지원을 통해 법적으로 문제없도록 손보기로 했고, 기업육성기관(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과의 만남도 주선해 투자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스파크랩은 조만간 인천센터 안에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센터는 물류 분야에 특화된 센터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센터장은 “물류와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스마트 물류’는 현재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단계에 집중돼 있다”며 “그 전에 상품이 거점들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가능한 혁신을 찾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대형 물류사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개하고 공모전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다. KTF 출신인 박 센터장은 IT 업계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했다.

조금만 성장한다 싶으면 서울로 빠져나가 버리는 회사와 인재들이 인천에서 ‘창조경제 생태계’를 이루도록 돕는 것도 목표다. 박 센터장은 “혁신센터는 독자적인 사업을 하기보다는 다른 곳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발전하는 곳”이라며 “지역 사회와 일반 시민들이 거부감 없이 찾을 수 있는 센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첨단it#스마트물류#한진인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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