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폐막한 ‘2015 A Farm Show―창농귀농(創農歸農) 박람회’는 마지막 날까지 예비 창농인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뤘다. 도시민 5만여 명이 폐막 직전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 설치된 박람회장을 찾아 창농과 귀농에 대한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애썼다.
이날 오후 2시경 aT센터 제2전시장에 설치된 충남 서산시 부스에서는 40대 중반의 관람객 5, 6명이 농작물 40여 종이 진열된 팻말 앞에서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해당 작물을 재배할 때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생산자 연락처를 빠뜨리지 않고 적는 모습이었다. 김갑식 서산시 농업기술센터 팀장(48)은 “창농 귀농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 연령·성별 넘어선 창농 귀농 열기
김 팀장뿐만 아니라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기관 관계자들은 대부분 창농 귀농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에 놀라워했다. 귀농귀촌종합센터는 이번 박람회 사흘 동안 1년 치 귀농 귀촌 안내책자 4000여 권을 모두 배포했다. 밀려드는 예비 창농·귀농인들 때문이다. 김덕만 센터장은 “앞으로 남은 상담을 하기 위해 책자 2000부를 추가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청년층의 높은 관심과 참여였다. 행사장에는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뿐 아니라 20, 30대 청년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정보기술(IT)을 농업에 적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알려지면서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젊은층이 크게 늘었다. 폐막일인 30일 행사장을 찾은 장용구 씨(37)는 “IT가 접목되고, 신품종을 재배하는 농업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길이 될 것 같다”며 “창농에 성공할 다양한 정보를 찾기 위해 행사장에 왔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이 같은 창농 귀농 움직임에 적극 동참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CJ제일제당, KT, 네이버, 한화갤러리아 등은 직접 부스를 만들어 첨단 영농법과 직거래 방식 등의 창농 농가 지원책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박람회 현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 장터를 만들 수 있는 모바일 웹 ‘모두!’를 선보이며 모자 증정 행사를 열어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SK텔레콤은 aT센터 실내에 ‘스마트 온실’을 재현해 만들기도 했다.
LG와 롯데, 두산, 포스코, 다음카카오 등도 향후 농촌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금융권은 농촌창업 및 귀농 자금 지원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수협은 어촌 분야의 귀어(歸漁) 방식을 관람객들에게 전파했고, 한국무역협회는 창농한 농가의 해외 수출 노하우를 이번 전시를 통해 알렸다.
○ 창농 제품 ‘벽화수’ 나눠주며 폐막
이번 창농귀농 박람회를 통해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벽화수’가 관람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지급됐다. 벽화수는 28일 개막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한 연단의 벽을 장식한 작물로 2009년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벽화수 모종을 총 2000여 점으로 나눠 폐막 당시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배분했다.
충남의 들기름 제조업체인 코메가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선물세트용 제품 1800여 개를 농촌진흥청에 납품할 예정이다. 청와대 역시 해당 업체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주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8일 개막 당시 이 업체를 찾아 “들깨를 볶지 않고 어떻게 짜느냐”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행사로 창농 귀농의 ‘길’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문윤원 씨(67)는 “이번에 귀농한 농가가 출품한 농산물의 높은 품질에 감탄했다”며 “이번에 얻은 정보를 통해 은퇴 이후 귀농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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