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談토크 족집게 강연에 귀 쫑긋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1일 03시 00분


“고소득보다 내게 맞는 작물을” “최소 30곳 찾아가 멘토 삼아라”
전문가-선배 창농인 노하우 전수

● 김병원 농협양곡 대표이사
―귀농 전에 △자금 등 자신의 현황 △지역 △품목 △판로 △교육 △멘토 △공감대 △주택 △농지 등 9가지를 고려해야.

● 조용인 잎새마을 대표
―재배할 작물을 고를 때 신품종을 선택하면 나만의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 김덕만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장
―창농의 성공은 귀농 전 교육이 좌우한다. 100시간 교육은 기본.


30일 창농·귀농 박람회의 백미인 ‘농담(農談)토크’가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3층. 귀농·창농 희망자 300여 명이 내뿜는 열기로 내부가 후끈 달아올랐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층부터 갓 대학을 졸업한 듯한 청년까지 모두가 귀농 전문 강연자들의 단어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인 채 필기까지 하며 경청했다. 일부 관람객은 자리가 부족해 뒷줄에 서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농담토크는 미국의 세계적 무료 공개 강연인 테드(TED)를 본떠 만든 한국판 농업 강연(Agro-TED)이다. 연사들은 TED처럼 약 20분간 강연을 했다. 귀농·창농 희망자들에게 뼈와 살이 될 만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29, 30일 이틀간 열린 농담토크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강연은 김병원 농협양곡 대표이사의 ‘창농·귀촌의 9가지 구상’이었다. 김 대표는 귀농 전에 △현황 △지역 △품목 △판로 △교육 △멘토 △공감대 △주택 △농지 등 9가지 요소를 먼저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귀농 전에 자금 여력 등 자신의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귀농 시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는 것. 또 영농 규모는 처음부터 크게 잡지 말고 귀농 동반 인원에 맞게 시작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귀농 전후의 꾸준한 교육도 강조했다. “귀농 품목을 결정했다면 유명 농가를 최소한 30곳을 방문해 자신이 선택한 작물 재배의 고수를 멘토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30일 마지막 연사로 나선 김덕만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장은 귀농 시 가장 중요한 점으로 토착민들과의 화합을 꼽았다. 그는 “요즘 귀농 인구가 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역귀농’ 인구도 같이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역귀농은 귀농 후 지역주민과 융화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를 말한다. 김 센터장은 “마을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텃새, 귀농인들은 철새로 비유할 수 있다”며 “도시에서 이사였든 지점장이었든 교수였든, 그곳에서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고 도시에서 자신이 가졌던 지위를 생각하지 않아야 마을 주민들과 융화될 수 있고 귀농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귀농 전 교육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귀농 전 귀농과 관련된 교육은 100시간이 기본이다”고 설명했다.

농담토크 중간 중간에는 선배 창농인들의 경험담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용인 잎새마을 대표는 잎새버섯을 예로 들며 작물 선택의 팁을 제공했다. 조 대표는 “잎새버섯은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라갈 정도로 좋은 작물이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며 “작물 선택을 할 때 남이 다 하는 것보다는 남이 안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네이버 서비스 매니저는 “요즘은 농업의 브랜드화가 중요하다”며 “귀농·창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연상 baek@donga.com·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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