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영계 속내 첫 공개, 대-중견-중소기업 30곳 긴급설문
61%는 “해고기준-임금체계 개편”
정부 강조 청년고용은 18%만 꼽아… 勞입장과도 상충 ‘노사정 同床三夢’
노동개혁이 국정 현안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노사정(勞使政)의 생각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계는 임금피크제 도입 및 해고요건 기준 명확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핵심 이슈로 꼽는 반면 노동계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개혁의 이유로 내세우는 청년고용에 대해서는 경영계의 관심이 크지 않아 노사정이 사실상 동상이몽(同床異夢)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결과는 동아일보가 31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주요 그룹의 핵심 계열사 등을 포함해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30곳의 대표이사 또는 노무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 결과에서 나타났다. 설문은 노동개혁이 정부가 노동계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경영계가 사실상 노동개혁 논의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어서, 경영계의 속내를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설문에서 ‘가장 중요한 노동개혁 이슈’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28곳·2곳은 무응답)의 71.4%가 ‘임금피크제’라고 답했다. 이어 ‘해고요건 기준 명확화’와 ‘임금체계 개편’이 중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60.7%(17곳)였다. 노동계가 지난달 26일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했지만 임금피크제와 해고요건 완화에서 결코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향후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청년고용도 중요한 의제로 논의해야 한다고 대답한 기업은 5곳(17.9%)에 그쳤다. 정부가 노동개혁 추진의 핵심 이슈로 청년실업의 해결을 꼽은 것과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 셈이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와 같은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투자를 늘리고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며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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