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열병식에 일본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서방 국가들도 급팽창하는 중국의 군사력을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일 “행사에서 반일(反日)이 아닌 화해의 요소를 담길 바란다는 내용을 전달했는데, 이런 요소가 보이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불행한 역사에 집중할 게 아니라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통 과제에 미래지향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고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상대가 요청하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참석을 두고 “쓸데없이 과거에 초점을 맞출 일이 아니다. 극도로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유엔에 항의문을 보내겠다”고 했다.
미국은 일본 껴안기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일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 성명을 내고 “태평양전쟁의 종전 이후 70년을 거쳐 온 미일 관계는 화해의 힘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과거의 적이 견고한 동맹이 되어서 아시아와 글로벌 무대에서 공통의 이해와 보편적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성명에서 미일의 지속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중국 열병식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열병식은 시진핑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긴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비둘기와 무기를 뒤섞어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한다”며 “이번 열병식은 2차대전으로 고통받았던 과거의 중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영국 프랑스 대통령 등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참석 시 또 다른 우방인 일본을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중국 해군 함정 5척이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 해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현지 시간) 밝혔다. 중국 함정이 알래스카 앞바다인 베링 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군함들로부터 어떠한 종류의 위협이나 위협적인 행동을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중국의 의도에 대해선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브리핑했다. 중국의 이번 행동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목적이라기보다는 해군력 확장을 널리 알리고 북극 진출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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