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9월호/Interview]
‘공정성장론’ 완성한 안철수 새정연 의원
● 수직계열화, 인재 빼내기…경쟁제도부터 입법화해야
● 삼성-현대 합병해 전기자동차 만들 수 있어야
● 내가 정치 시작한 것은 청년 일자리 때문
● 黨 혁신 관건은 文대표 의지…‘컨설턴트 혁신’은 실패
● 총선 후보로 경제, IT·과학, 외교 전문가 영입할 것
“해방 70주년 되는 해에 이게 뭔가. (북한 김정은은) 이희호 여사를 초청해놓고 만나주지도 않고, 몰래 지뢰나 묻고. 남북이 공동행사를 열어야 할 해방 70주년에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아, 국정원과 관련해서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얼굴이 상기됐다. 그를 만난 건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이 알려진 다음 날이었다. 서두에 그 얘기를 꺼냈더니 말은 빨라지고 목소리 톤은 높아졌다. 화제를 국가정보원 도·감청 의혹으로 돌리자 새정연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겪은 답답함이 묻어났다.
“위원장으로서 균형감각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안랩’ 시절부터 국정원에 사이버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을 정도로 문제의식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그런데 10년 지난 지금 살펴보니 국정원의 사이버 안보 역량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정보기관은 잘한 일이든 못한 일이든 언론에 노출되면 안 된다. 잘했다고 자랑하면 정보기관이 아니고, 못한 일로 알려지면 무능한 거고.
“국정원 책임 반드시 물어야”
일각에선 ‘북한이 있는데 정보기관을 흔들면 되냐’고 하는데, 무능하면 책임을 물어 유능한 기관으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안보관이 투철한 사람이다. 이럴 때 국정원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보수라면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국정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안 의원은 7월 15일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을 맡았다. 1년 만에 맡은 당직이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소프트웨어 기업 ‘해킹팀’으로부터 ‘원격조종시스템(RCS) 해킹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간인 대상 도·감청 의혹이 일자 당내 유일한 보안 전문가인 그가 나선 것. RCS 사용 내역과 내부감찰보고서 등 해킹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이 이를 거부하자 그는 전·현직 국정원장을 고발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자료 제출을 강제할 마땅한 수단도,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은 없었다’는 국정원의 주장을 뒤집을 증거도 마땅찮다. 국정원의 ‘버티기’와 여당의 ‘국가기밀 유출’ 주장에 막혀버렸다.
“위원회 출범할 때 진상 규명, 제도 개선, 국민 불안 불식 3대 목표를 내걸었다. 그런데 진상 규명부터 안 된다. 비행기가 추락했는데 진상 규명에 꼭 필요한 블랙박스를 내놓지 않겠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항공기 레이더 사진과 잔해를 가지고 판단하는 거다. 33개 필수 자료를 요구했는데 하나도 내놓지 않았고, 그다음에는 최소한의 자료인 4개를 요구했는데 그것조차 내놓지 않는다. 국정원이 산 RCS는 1년에 10만 원 내면 살 수 있는 일반 휴대전화 해킹 프로그램과 별 차이가 없었다(그는 휴대전화 프로그램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일반인이 직원이나 배우자 감시용으로 구입하는 수준의 프로그램 기술을 외국 회사에 맡겼다니….”
▼ 계속 이대로라면 위원회 차원의 진상 규명은 어려울 듯하다.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현행법 위반, 국정원 직원 자살에 대한 침묵, 독재국가와 거래하는 회사와 거래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새누리당) 이철우 간사의 말처럼 ‘(로그 기록) 자료를 제출하면 국정원 문 닫아야 한다’는 게 사실이라면, 문 닫을 만큼 중요한 일을 외국 해킹 회사에 왜 맡기나. 그 회사는 독재국가와도 거래하는 곳인데. 말이 되나.”
▼ 위원회 활동에도 한계가 있을 텐데.
“수사권도 없고, 당 위원회라 한계가 많다. 현재 위원회 활동과 상임위인 정보위 활동, 검찰 수사 3가지 트랙으로 뛰고 있다.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상임위에서 자료를 제공하는 식으로 수사를 하도록 해야 하는데, 2주간 휴가기간이라고 활동을 못했다. (정보위원들이) 휴가 핑계로 외국에 나가고…. (정보위원들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 파이 나눠 먹는 정책
안 의원은 최근 자신의 경제철학인 ‘공정경제론’을 완성했다고 한다. ‘안철수 경제학’은 기업 경영자, 대학교수, 국회의원 등을 거치며 연구해온 경제 해법을 여러 전문가와의 토론을 통해 집대성했다고 한다.
▼ 최근 조선·철강산업 침체, 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 부진, 중국 경기 침체,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우리 경제에 깊은 주름살이 파였다. 청년고용 문제도 심각하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지금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도 청년 일자리 문제다. 기술 발달과 세계화로 인해 청년고용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해결하지 못한 가장 힘든 문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된다. 청년 일자리는 아주 중요한 상징 지표다. 청년 일자리가 는다는 것은 국가 혁신, 문화 활력, 그 나라의 개방성을 상징하는 지표가 된다. 복지재원 마련의 바로미터이고, 출산율 저하도 해결된다. 국가가 관리하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지표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도 청년 문제 해결 때문이었다.”
▼ 청년 문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
“2011년 ‘청춘콘서트’를 통해 청년 문제에 공감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다.”
▼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노동·금융·공공·교육 4대 부문 구조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경제구조 체질 개선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정부의 개혁 방향은 파이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아니라, 파이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집중돼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금융 개혁이 고용을 창출하는 것도 아니다. 교육 개혁도 마찬가지다.”
▼ 임금피크제 도입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자는 건데.
“청년 일자리 문제는 일자리를 나누는 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성장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박 대통령의 4대 개혁에는 산업구조 개혁이 빠져 있다.”
▼ 산업구조 개혁?
“외국에서 ‘땅콩 회항’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면 그 회사의 예약 절반은 취소되고, 주가는 곤두박질쳤을 것이다. 경영진은 당연히 사표를 냈을 거고. 그런데 대한항공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땅콩 회항으로 인한 손실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이익이 더 크다고 시장이 생각한 거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같은 제품의 와인이 미국에선 2만 원, 우리나라에선 4만 원이 넘는다. 일부 언론은 물류·마케팅 비용이 높아서 그렇다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 그럼 무엇 때문인가.
“제대로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구조가 문제다. 시장에서 1등 기업은 큰 노력을 안 해도 1등을 한다. 이건 구조적인 문제다. 30년 전 IBM은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 때 인텔엔 부품 생산을,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운영체계 개발을 맡겼다. 30년 뒤 이들 하도급업체는 IBM보다 몇 배 큰 회사가 됐다. 이게 정상적인 구조다. 미국의 100대 부자 중 80%는 신흥 부자이지만 우리는 반대다. 시장에 활력 넣어주고 경쟁하는 시장구조부터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재벌의) 수직계열화를 방치한 측면이 있다.” ‘전문 대기업’으로 거듭나야
▼ 수직계열화를 방치했다….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원래 영화 제작도 하고 영화관도 운영했는데, 미국은 1948년부터 영화제작사는 영화관을 매각하도록 했다. 우리는 대기업 두 곳이 영화 투자, 제작, 배급, 상영을 다 한다. 대기업이 투자한 작품은 좋은 시간대에 상영되니 공정한 경쟁이 되겠나.
호텔도 마찬가지다. 하얏트나 힐튼 같은 외국계 호텔은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우리의 대표 호텔은 외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 30대 기업 중 22개 기업이 호텔을 운영하니 그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자기 회사 호텔을 이용한다. 회사 내부 수요만 있어도 운영된다. 이들 22개 호텔을 합쳐 전문 대기업을 만들어 노하우를 쌓은 뒤 해외로 진출시키면 좋겠는데, 외환위기 직후처럼 정부 주도로 ‘빅딜’을 강제할 수도 없고….
IT 업체들도 보라. 모토로라, 노키아, 소니가 이렇게 뒤처질 줄 누가 알았겠나. 삼성전자도 모든 이익을 집중해 기술 개발이나 인수 합병에 나서지 않으면 10년 뒤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발상을 바꿔 전문 대기업으로 변해야 산다. 구글이 자동차 운영체계를 만들 거라고 누가 생각했나.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합병하거나 조인트해서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바꿔야 산다.”
▼ 중소기업도 구조 개혁을 해야 하지 않겠나.
“사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가장 걱정하는 게 농가가 아니라 중소기업이다. 중국산 저가 공산품이 몰려오면서 중소기업도 큰 위기다. 중소기업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세계시장에서 1~3등 안에 드는 독일식 ‘히든 챔피언’으로 바뀌어야 한다. 독일 중소기업은 끊임없이 혁신하고 연구개발 한다. 정부의 연구개발비는 중소·중견기업용이다. 절반은 국가가, 절반은 기업이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지원되고, 신기술은 산업화로 직결된다.
‘창조경제’로 투자 활성화를 하는 건 좋은데, 국내 창업 기업의 3년 후 생존 확률은 4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꼴찌다. 창업 기업의 60%가 실패한다. 관건은 이 60%를 어떻게 다시 세워 일으키느냐는 거다. 이건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으론 안 된다. 산업구조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
▼ 우리 창업 기업들은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다.
“선진국에서는 투자한 돈만큼 책임진다. 투자한 회사가 어려워지면 창업자가 나서서 회사를 청산해 남은 거라도 챙긴다. 창업자나 투자자 모두 조금씩 손해 보고 철수한다. 이후 그 창업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인 실패를 사회적 자산화하는 거다. 두세 번 실패한 창업자는 이후 대부분 성공한다.
우리나라는 창업 기업에 투자를 안 한다. 그래서 대표이사 연대보증이라는 개인 신용보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니 회사 빚은 전부 개인 빚이 되고, ‘망하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 정부 정책자금으로 연명하다가, 당장 현금을 만들려고 덤핑(헐값 판매)을 한다. 이렇게 되면 동종업계의 멀쩡한 기업도 타격을 받고, 결국은 업계가 공멸한다. 휘청거리는 회사가 건강한 기업을 ‘물어서’ 좀비로 만드는 ‘좀비 경제’ 구조다.” 급한 일, 중요한 일
▼ 창업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벤처에 투자하는 이유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의 80%가 회사 매각, 20%는 주식시장 상장이다. 페이스북은 20여 명의 직원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을 1조 원(10억 달러)에 산다. 이때 투자자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한국에선 인수합병(M·A)시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 벤처기업이 성공하면 대기업은 그 회사를 사는 대신 핵심 인력을 빼낸다. 아니면 독점공급 계약을 맺고는 회계장부 들여다보고 ‘이익이 났다’며 납품 단가를 깎는다. 대기업 때문에 인수합병 시장이 없고, 투자 안 하고, 창업자는 돈 빌려 사업하다 실패하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이런 근본 구조를 바꿔야 한다.”
▼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그런가(웃음), 국회에 와서 보니 국회는 급한 일만 하고 중요한 일을 안 한다. 정부도 단기 처방만 하고 구조적인 것은 안한다. 인구구조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데, 우리나라는 2017년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 일본은 1995년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모든 소비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우리는 2, 3년 남았다. 2030년부터는 소비 주체인 총인구도 감소한다. 고통스럽지만 지금이라도 산업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 정권 초기에 밀어붙였어야 하는 개혁인데, 지금에라도 한다면 내 연구자료 다 줄 수 있다. 사실 지난해 12월부터 매월 세미나를 하면서 토론자로 나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잘 알려지지 않더라.”
▼ 왜 그랬을까.
“정치부 기자들도 (공정성장론) 발표를 듣고 나서 하는 말이 ‘그래서? 박 대통령 깔 겁니까?’다(웃음). 어느 분야든 평가 기준이 중요한데, 정치인의 평가 기준은 사회문제 해결 능력이나 콘텐츠라야 한다. ‘까냐 안 까냐’로 평가해 기사화한다면 국민들은 콘텐츠 없는 정치인만 뽑을 것 같다.”
▼ 유력 정치인 비판이나 갈등 관계가 아무래도 독자의 흥미를 끄니까.
“그런 것 같다. 그런 (언론)구조에서라도 내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내 몫인 것 같다. 정치적으로 누굴 ‘까면서라도’ 내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지, 하하.”
▼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은 기업이 임금 상승을 통해 소비를 진작하려는 것인 데 비해 공정성장론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강조하는 듯하다.
“소득주도성장론은 기업이 할 일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수단에 한계가 있다. 공정성장은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당장 추진할 수 있다.
적절히 조화할 필요는 있다. 지금 상황에서 공정성장이 일어나게 하려면 우선 공정거래위원회를 개혁하고, 창업 벤처에 대한 법률 정비 등 입법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혁신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 당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 문제 등 다양한 안을 내놓고 있다.
“문 대표가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을 때 ‘위원장은 대표가 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회사를 하면서 여러 차례 혁신을 해봤는데, 그 때 깨달은 게, 혁신은 조직의 리더가 아이디어와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혁신에 성공하는 조직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혁신 의지가 부족한 리더가 맥킨지 컨설턴트를 고용해 혁신안을 받아보고 혁신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혁신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조직원의 공감을 얻은 뒤 당이 변하는 게 관건이다. 지역에서 주민들을 만나보면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야당보다는 익숙하게 실망감 주는 새누리당이 낫다’고 한다. 집권하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정당, 믿음 주는 정당이 혁신의 요체다.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 정교한 전략을 짜는 그룹,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시스템, 정책 인재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러한 것들이 가장 기본이다. 그런데 혁신을 얘기하면 여의도에서는 100% 공천 얘기만 하는데, 국민은 누가 공천을 받더라도 상관없다.”
▼ 지금까지의 혁신안은 어떻게 평가하나
“너무 협소하다. 공천 얘기다. 제도만 바꾸려고 한다. 가령 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와 같은 운영 리더십도 바꿔야 한다. 기존 관행을 어떻게 바꿀 건지에 대한 고민은 안 보인다. 공감을 얻지 못해서인지, 최종 혁신안에는 ‘깜짝안’을 넣을 거라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당 개혁을 해야 하는데 새누리당 동의를 구해야 하는 선거제도나 의원정수 같은 문제는 정치개혁의 범주다. 슈틸리케 국가대표축구팀 감독을 초빙해 ‘전권 줄 테니 축구 혁신하라’ 했는데 감독이 ‘축구협회나 K리그에 문제가 많다’고 하면 되겠나.”
▼ 최근 호남 신당론이 불거진 데 이어 당원 탈당도 잇따르고 있다. 사실상의 분당 상태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민주당과 합당을 주도했는데.
“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혁신하느냐에 달렸다. ‘저 정도면 믿고 맡길 만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호남에선 민심 이반이 오고…. 결국은 (문재인) 대표가 풀어야 할 문제다. 혁신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면 혁신안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결단하고, 내부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모두 대표의 몫이다. 대표가 책임지는 거다. 현재로선 지켜볼 수밖에.”
▼ 공정경제론을 완성했고, 목소리도 커졌다. 대선을 염두에 둔 변화인가.
“기회가 되면 당연히 끝까지 갈 거다. 그런데 지금은 대선 행보를 하면 심판받는다. 당장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당 대표할 때 우리 당 인재풀을 보니 경제 전문가, IT·과학기술 전문가, 외교 전문가가 거의 없었다. 이 세 분야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분야다. 이 분야의 인재를 모셔오는 데 역할을 할 생각이다. 이런 분들을 당선시켜야 한다.”
“지역 옮기는 건 탈당”
▼ 내년 총선 때 부산 지역에서 출마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나.
“다른 쪽에서 주장하는 거다. 지역을 옮기는 것은 탈당하는 것과 같다. 현 지역구(서울 노원병)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예상보다 인터뷰가 길어지자 보좌관이 ‘출발해야 한다’며 안 의원에게 사인을 보냈다. 주차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안 의원은 “(지역구가 있는) 노원 지역 도서관 관계자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2015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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