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재현 회장 사건 파기환송
감형 기대감에 투자 재개 가속도… 李회장 경영참여는 당분간 어려워
대법원이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55)에 대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그동안 CJ를 짓눌러 왔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제거됐다. CJ그룹은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2013년 5월 이후 지연돼 온 각종 투자사업을 본격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만성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1심이 진행되던 2013년 8월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한 뒤 서울대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7차례 연장하며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CJ그룹 관계자는 “4월에 이식 거부반응을 보여서 격리 치료까지 해 가족도 면회를 못했었다. 경영에는 물론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집행유예 등으로 최종 감형이 되더라도 이 회장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CJ그룹은 경영위원회가 이 회장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원장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전반적인 그룹의 경영을 맡고 있고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이 사안마다 결정을 하고 있다. 대리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을 포기하고 베트남·중국 업체 인수합병(M&A) 무산 등에서 보듯 ‘통 큰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CJ그룹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계열사를 포함해 CJ그룹 전체의 투자액은 2012년 2조9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9000억 원으로 34% 줄었다. 특히 CJ의 강점이던 M&A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 회장의 감형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막혀있던 그룹의 장기 주요 투자에는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진 데다 그동안 꼭 필요한 투자조차 지연돼 왔기 때문에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CJ는 이달 초 2020년까지 문화콘텐츠 관련 매출을 15조6000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세계 10대 문화기업으로 성장하고 세계 5대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선 10조 원가량의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재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CJ의 조치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에 대해 성의를 표시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고용 확대 등 여러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