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는 13일 합의된 노사정 대타협안에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이 빠졌다며 아쉬워했다. 경영계가 꼽은 핵심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과 ‘저성과자 해고’에 대해 선언적 합의에 그쳤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사가 오랜 기간 진통 끝에 큰 틀의 노동개혁에 합의를 이룬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핵심 쟁점에 대해 논의 자체를 안 하기로 했다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영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정한 시한(10일)을 이미 넘긴 데 압박감을 느낀 노사정이 결국 노동계의 주장에 가깝게 허겁지겁 합의안을 내놓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발표 내용에 특별한 게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하기로 했다는 걸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며 “(노조의) 지연작전에 말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적인 쟁점 외에도 통상임금 문제 등을 포함한 다른 이슈도 구체화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두 쟁점을 비롯해 노동개혁 전반을 정부 지침이 아닌 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이날 합의안을 발표하면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문구는 넣은 만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 법제화하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에 대해 “지침 마련에 동의한 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계 내부에서는 추후 논의 과정에서 재차 협상에 밀리면 노동개혁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합의문에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문구를 넣은 점 역시 향후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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