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총 회장 인터뷰
“저성과자 과보호 고쳐야 하지만 기업 하려면 사람 함부로 못잘라”
“(일반해고 기준이 만들어지면) 사용자가 사람을 함부로 자를 것 아니냐는 우려는 기우(杞憂)입니다. 대부분의 기업,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래 근무해 경험을 쌓고 회사 사정도 잘 아는 사람을 자르고, 생면부지의 사람을 채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이 의결된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람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합의문에 근로계약 해지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내용이 담기자 노동계 일각에서 ‘쉬운 해고’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는 데 대한 설명이다.
박 회장은 “일부에서는 ‘저성과자는 항상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하위 10%를 계속 자를 것’이라고 선동하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 일은 누가 하겠느냐. 그건 기업을 안 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일반해고 기준을 만든다는 건 누가 봐도 회사에 짐만 된다는 정도(의 직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용자의) 오남용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그 점이 우려라면 오남용을 예방하거나 사후에 시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지 그 때문에 기준을 만들지 말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현재 노동시장은 기본적으로 ‘저성과자 과보호 체제’로 돼 있다”며 “노동개혁은 노사간 문제가 아니라 근로자 상호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능력 있고 성과가 높은 사람이 취업을 못하거나 임금을 더 받지 못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또는 (일을) 잘하든 못하든 (고용 유지와 임금이) 같은 체제가 사회의 활력을 높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은 투쟁에 의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일자리가 많이 생겨서 일손이 부족하면 올라가고, 일자리가 부족해 노는 사람이 즐비하면 빨리 오르지 않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노조가 높은 임금을 누리고 있는데 그로 인해 (1996년 이후) 20년 동안 외국에 나가서 15개 공장을 지을 동안 국내 공장을 짓지 않은 것을 대가로 치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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