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委 ‘고용유연성-사회안전망 동시 확충’ 합의문 의결
고용유연성 방점 둔 유럽과 달리 비정규직 보호 등 안전망도 강화
성공하면 세계가 주목할 모델로
한국형 노동개혁으로 불리는 ‘9·15협약’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과거의 잘못과 ‘청년 고용 절벽’이라는 미래의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이번 대타협의 성공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본위원회를 열고 ‘노동시장 구조 개선 노사정(勞使政)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미래의 위기를 먼저 대비하자는 선제적 개혁을 이뤄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합의안이 우리 사회에 온전히 녹아내릴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히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고 했고, 김동만 위원장은 “비정규직 등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힘써 달라”고 답했다.
정부와 노사정위는 이번 대타협을 ‘한국형 노동개혁’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개혁이었던 독일, 네덜란드와 달리 다가올 위기를 준비하는 선제적 개혁 모델을 한국이 최초로 제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시장의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노사정 위원들이 이날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음에도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협상에 불참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사정 야합을 무력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야당 역시 국회에서 열린 노사정위 국감에서 “친재벌, 헌법 파괴 대타협”이라며 김대환 위원장을 공격했다. 민주노총과 야당이 연대해 대타협을 인정하지 않고, 입법이 지체된다면 ‘9·15협약’의 의미와 효과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선진국 사례를 교훈 삼아 민주노총, 야당과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1998년 2월 대타협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합의 내용이 잘 지켜지지 않아 노동시장의 문제가 누적돼 왔다”며 “17년 만에 대타협이 이뤄진 만큼 노사정은 합의 내용을 반드시 준수해서 노동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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