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MOVIE]“소-탱크-전투기 3중 추격전 황당”…“편하게 웃고 즐길수 있는 코미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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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목 스크린 승자는? <하>‘서부전선’

남복(오른쪽)과 영광은 ‘비밀문서’를 놓고 서로 싸운다. 천성일 감독은 “남복이 가져가야 했던 비밀문서는 휴전 협정이 체결됐다는 암호문이었다”고 말했다. 올댓시네마
남복(오른쪽)과 영광은 ‘비밀문서’를 놓고 서로 싸운다. 천성일 감독은 “남복이 가져가야 했던 비밀문서는 휴전 협정이 체결됐다는 암호문이었다”고 말했다. 올댓시네마
《 24일 개봉하는 ‘서부전선’(12세 이상)은 심각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웃음으로 승부하는 영화다. 시점은 6·25전쟁의 막바지인 1953년 7월. 갓 태어난 아이 한번 안아보지 못하고 군대에 끌려가 비밀문서(비문) 전달 임무를 받은 40대 국군 졸병 남복(설경구), 7형제 중 막내로 북한군 학도병으로 지원한 탱크부대 막내 영광(여진구)이 주인공이다. 전투로 부대원이 전멸하고 홀로 살아남은 두 사람은 전장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각각 ‘비문’과 탱크를 사수해야만 하는 둘은 서로를 의심하며 뺏고 빼앗기는 ‘둘만의 전쟁’을 시작한다. 추석을 겨냥한 ‘사도’ ‘탐정’에 이어 이 영화를 본 남녀 기자의 생각은 이번에도 엇갈렸다. 》
▽이새샘=근데 영광이나 남복이나, 왜 그렇게 ‘비문’과 탱크에 목숨을 거는 거야? 그냥 버리고 도망가면 안 되나? 그냥 ‘졸병’일 뿐인데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이유가 좀 이해가 안 되더라.

▽김배중=‘못 지키면 총살’이라는 말이 무서웠겠지. 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쉽게 이해할걸. 난 오히려 ‘개콘’ 느낌의 콩트가 개연성 없이 이어지는 것 같은 이야기 전개가 아쉽더라고.

▽이=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 나오지 않아? 영광과 남복이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는 장면이나, 막바지에 하늘에서 내리는 삐라를 ‘눈’이라 하는 장면은 왠지 ‘웰컴 투 동막골’(2005년)이 떠오르던데.

▽김=7년 전부터 기획한 영화라는데 그때 나왔으면 오히려 새로웠겠다 싶어. 난 과장된 코미디가 거슬렸어. 특히 소와 탱크, 전투기까지 나오는 ‘3중 추격전’은 황당했다니까.

▽이=소가 전속력으로 달리면 시속 50km라니까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닐 수도 있지. 난 그런 코믹한 요소가 장점이라고 봤어. 특히 둘이 탱크 안에서 초콜릿 갖고 티격태격하거나 탱크 운전하다 ‘몸 개그’ 하는 장면은 웃을 수밖에 없더라.

▽김=사투리 연기는 어땠어? “형 믿고 항복 햐∼” 하는 설경구의 충청도 사투리는 구수하고 입에 착착 붙어 보였는데 여진구의 북한 사투리는 좀 단조롭더라고.

▽이=천성일 감독과 설경구가 모두 충청도 출신이니 자연스러운 게 당연하지. 여진구는 보는 내내 ‘잘 컸다’ 싶던데. 순진한 학도병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여성 팬 좀 모으겠어.

▽김=둘의 연기 호흡이 나쁘진 않았는데 그 맛으로만 보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어. 확실히 웃겨주는 것도 아니고, 전투 장면도 생각보다 짧고. 전쟁 영화인지, 코미디인지, 아니면 휴먼드라마인지 장르가 불분명해.

▽이=그래도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있지 않아? 아무것도 모른 채 전쟁에 끌려나온 졸병들, 말하자면 서민들의 애환도 보여주고, 또 그런 애환이 처음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는 점을 얘기해주잖아.

▽김=하지만 감동을 주려다 너무 질질 끄는 감이 있어. 대체 고향에 가고 싶다면서 ‘비문’ 문제가 해결됐는데도 왜 그렇게 가질 않는 건지…. 영화의 만듦새에 비해 제작비(73억 원)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아. 손익분기점(280만 명)을 넘길 수 있을까.

▽이=탱크에, 전투기에, 소달구지까지 나오는데 그 정도면 뭐…. 천 감독은 지난해 800만이 넘는 관객이 든 ‘해적’의 시나리오 작가잖아. 그렇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라고 봐. 경쟁작인 ‘사도’ ‘탐정’이 15세 이상인데 이 영화가 12세 이상이라는 것도 장점이지. 모든 연령대를 아우른다는 얘기니까.

김배중 wanted@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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