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올레스퀘어. 연단에 올라 한참 동안 비전을 발표하던 황창규 KT 회장이 허공에 대고 마치 기계를 다루는 시늉을 했다. 곧바로 뒤쪽 배경 화면에는 실제로 황 회장이 컴퓨터를 만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증강현실은 무대 위 발표자 모습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중계되고 그 위에 다양한 그래픽이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기법을 말한다.
KT 관계자는 “증강현실 기술 외에도 ‘프로젝션 매핑’ 기술도 적용됐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무대 세트 위에 입체적인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로 평면인 무대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정보통신기술(ICT) 중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비전 발표에 부합하게 ICT를 총동원했다는 것이 KT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 회장은 특유의 퍼포먼스로 발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황 회장은 발표 전 KT가 새로 개발한 인터넷 보안기기 ‘위즈스틱’과 크기를 대폭 줄인 ‘셋톱박스’를 양복 주머니에 넣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발표 중간에 양복에서 이 기기를 꺼내면서 발표의 집중도를 높였다. 동시에 KT 신제품들이 양복에 들어갈 정도로 소형이라는 점을 알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회장은 이번 발표를 앞두고 세 차례 리허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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