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볼거리·살거리가 넘치는 대한민국 전통시장,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거듭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03시 00분


[니하오]중·한 코리아 가이드 매거진


33만 명 상인의 터전인 전통시장은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생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붕 설치, 주차장 확보 등 시설 위주의 서비스는 개선됐지만 고객을 유인할 시장별 특성화 지원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한류와 연계해 전통시장으로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명품시장’ 사업 계획이 수립되며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시장마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특성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한 이후 정부가 전통시장의 글로벌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4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15년도 지원 대상 전통시장 6곳을 선정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대구 서문시장, 청주 육거리시장, 전주 남부시장, 제주 동문시장 등이 그 대상이다. 6곳의 시장은 향후 3년간 최대 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아 한류와 연계한 필수 코스로 개발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명품 관광지로 거듭나게 된다.

▼ 남대문시장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남대문시장은 하루 평균 45만∼50만 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 시장이다. 3월 서울 중구청은 남대문시장 내 총 11곳에 시장 구석구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삽화 형식의 ‘문화지도(Culture Map)’를 설치했다. 6월에는 서울시, 중구, ㈜신세계가 합동으로 ‘남대문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외국인 대상으로 홍보영상물을 제작하고 전자 스탬프 투어 등 외국인 대상 관광 상품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 부산 국제시장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부산 국제시장은 최근 영화 ‘국제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의 필수 여행지가 됐다. 부산 국제시장의 육성사업수행기관인 부산관광공사는 ‘국제시장을 기웃거리다’라는 관광상품을 운영 중이다. 기존 관광코스에 영화 촬영지인 꽃분이네와 용두산공원을 추가했다. 꽃분이네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그림엽서와 영화 촬영지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도를 만들어 배포한다.

▼ 대구 서문시장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 때 형성돼 영남권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서문시장은 20∼30대의 젊은이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야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장 중앙도로에 80∼100개의 점포를 조성해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 문을 열고 중국 베트남 등 각국 음식과 전통음식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올해 초 개통된 도시철도 3호선과 연계해 야간관광코스 개발도 추진한다.

▼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성안길상점가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은 조선 말기 형성돼 농산물, 식료품, 특산품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김장김치 대축제, 추석 한마당 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청주시는 글로벌 서비스 구축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고려한 번역 메뉴판을 보급하고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기와지붕과 청사초롱 이미지로 디자인한 조형물을 세울 예정이다. 또한 기존 간판은 예술미를 살린 간판으로 교체된다. 사업에는 청주의 패션문화공간인 성안길 상점가도 포함된다.

▼ 전주 남부시장

전주 남부시장은 한옥마을, 경기전, 전동성당 등 전주의 관광명소와 인접해 있다. 피순대, 콩나물국밥 등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최근에는 33개의 점포로 구성된 남부시장 청년몰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남부시장은 ‘잠 못 드는 열대야 야시장’, ‘밤맛남’ 등 인근 한옥마을에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야시장 경험을 제공한다. 야시장 운영 중에는 공연, 영화제, 문화활동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 제주 동문시장연합

제주 동문시장연합은 제주 동문재래시장, 동문공설시장, 동문수산시장, ㈜동문시장 등 총 4개의 전통시장으로 구성됐다. 1945년 광복 직후 형성된 동문상설시장이 그 시초다. 시장 내 수산물과 가공품 총 23개 품목에 대해 외국어로 번역해 원산지를 표기하고 홍보 리플렛, 포장재 공동 제작 등으로 특성화에 힘써왔다.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케이팝 등 한류 공연과 팬 사인회, 한류와 연계한 관광코스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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