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정상회담에서 사이버 해킹, 남중국해 이슈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해 기탄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동안 몇 차례 만남에서 두 정상은 날선 대화를 자제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은 의제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갖춰 워싱턴과 베이징 정가에선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간 이견이 덜한 이슈부터 합의점을 찾아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애정을 갖고 있는 기후변화 이슈에서 공감대가 확인됐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 후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현재 7개 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2017년부터 전역에서 시행키로 했다.
양국 간 첨예한 이슈로 부상한 사이버 해킹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서로의 이견을 확인한 채 추가 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중국이 미 연방 공무원들의 개인 신상 정보 등을 해킹했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시애틀 방문 시 “중국은 해킹에 관여하거나 지원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정면 반박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산하 외교학원 쑤하오(蘇浩)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해킹이 이뤄진 것은 대부분 개인이나 기업 차원으로 중국도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선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이 중국 주도의 사이버 해킹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추가 사태 방지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관측이 많다.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1일 “미국은 국제법상 보장하는 어느 항로든 다닐 수 있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방미 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주변 기지에서 건설 및 시설관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반발과는 무관하게 남중국해에서의 세력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중국은 최근 첨단 공대공 미사일인 PL-15의 시험 발사에 성공해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35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미중이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중에도 ‘장외에서의 기 싸움’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 과학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는 23일 자에서 중국이 15일 최신예 미사일 PL-15를 발사해 목표물인 무인기를 격추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가 발행하는 찬카오샤오시(參考消息)가 2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PL-15는 중국 공대공 미사일 연구원이 제작한 것으로 사거리 100km인 기존의 PL-12 미사일과 비교해 사거리가 150∼200km로 대폭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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