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측 “7개 모델서 확인” 시인… BMW 미니, 美서 안전문제로 조사
벤츠는 연비 50% 뻥튀기 의혹… 폴크스바겐 이어 독일車 잇단 위기
폴크스바겐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으로 시작된 스캔들이 다른 독일 자동차 브랜드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기술과 신용을 기반으로 한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 경제 신화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28일(현지 시간)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BMW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NHTSA는 이날 홈페이지에서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결함을 시정하지 않은 BMW ‘미니’ 브랜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와 올해 만들어진 미니 쿠퍼와 쿠퍼S, 존 쿠퍼 워크스(JCW) 등 3만여 대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폴 워커의 딸 메도 레인 워커는 이날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해 다수의 자동차 결함이 있었다며 독일 자동차 포르셰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딸 워커는 소장에서 사고 당시 아버지가 탄 포르셰 카레라GT 스포츠카에 적절한 안정제어 시스템이 없었고, 충돌 후 화재를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폴크스바겐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 측은 디젤차량 210만 대에 문제의 배출가스 ‘눈속임’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스스로 밝혔다. 아우디 대변인은 “배출가스 기준 ‘유로5 레벨’ 엔진의 아우디 디젤차량 중에 서유럽에서 팔린 것이 142만 대, 독일 57만7000대, 미국 1만3000대인데 그중 A1, A3, A4, A5, TT, Q3, Q5 등 총 7개 모델에서 조작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그룹 계열인 체코의 슈코다 역시 120만 대가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와 연관이 있다고 발표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자사 12개 브랜드 디젤차량 중 총 1100만 대가 눈속임 소프트웨어로 배출가스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스위스 당국은 25일 배출가스 조작 가능성이 있는 폴크스바겐 디젤차 18만 대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또 다른 유명 자동차 그룹인 메르세데스벤츠도 2년 연속 연료소비효율을 ‘뻥튀기’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은 이날 보고서에서 벤츠 승용차의 실제 주행 시 소모된 연료는 발표 수치보다 평균 48% 많았고 신형 A, C, E클래스 모델은 50%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세계 경제에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2위 수출대국으로 자동차와 환경을 중시하는 독일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5.6%를 차지하며, 일자리 5개 가운데 1개가 자동차산업과 관련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신뢰와 기술적 완벽함의 상징이었던 독일 제조업의 이미지가 ‘조작과 사기’로 대체된다면 독일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던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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