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확전 자제’라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공천 룰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은 휴화산이다. 5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2차 충돌 현장이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공천제 전반을 다룰 특별기구를 구성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계가 서로 자파 인사들을 넣기 위해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 특별기구 위원 선정이 1차 고비
황진하 사무총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특별기구에) 기존 국민공천제 추진 태스크포스(TF) 멤버를 중심으로 전문성 있는 사람들을 추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공천제 TF 팀장은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다. 위원은 이학재 황영철 의원(이상 재선), 경대수 민현주 서용교 이우현 이현재 의원(이상 초선) 등 7명이다. 팀장까지 8명 가운데 친박계가 이학재 경대수 이우현 이현재 의원 등 4명, 비박계가 홍문표 황영철 민현주 서용교 의원 등 4명으로 팽팽하다.
특별기구 역시 양 진영이 동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황 사무총장과 홍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 등 당직자를 중심으로 10명 내외가 특별기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학재 의원 등 TF 멤버도 일부 포함될 예정이다.
친박 지도부는 ‘화력’이 센 재선급 이상 친박계 의원들의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선의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나 김재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 金 “전략공천은 없다” vs 元 “예단은 안 된다”
공천 룰 전쟁의 핵심은 결국 ‘전략공천’의 허용 여부다.
김 대표는 이날 “당헌·당규상 전략공천 제도는 없다. 전략공천은 옳지 못한 제도”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 대표 진영에선 전략공천이라는 말 대신 ‘특권공천’ ‘밀실공천’ 등으로 용어를 바꿔 대국민 여론전을 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는 “‘안심번호 활용 국민공천제’나 전략공천은 안 된다는 식의 예단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해 전략공천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김 대표는 이날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방안은 이미 정개특위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정개특위에서 추진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친박계는 현재 당헌·당규에 규정된 상향식 공천 룰(당원투표 50%+여론조사 50%)을 기초해 ‘일부 보완’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헌·당규에는 여성이나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거나 공천 신청자의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돼 있다. 사실상 전략공천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특별기구를 구성하는 5일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 공천제와 관련해 당에 ‘가이드라인’을 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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