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는 게 알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뜻의 말일 때가 있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가 그렇다. 감독들이 젊어졌기 때문에 시즌 전망이 쉽지 않다.
6일 열린 2015~2016 V리그 남자부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남자 7개 구단 감독들의 평균 연령은 43.1세다. 지난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때의 51.4세에 보다 8살 가까이 젊어졌다. 젊은 감독이 부임하며 배구 스타일을 바꾼 팀도 많다. 감독들이 “이번 시즌 키워드는 평준화”라고 입을 모은 이유다.
●1강 대한항공?
일단 대한항공이 이번 시즌 우승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됐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51)과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42)이 대한항공을 우승후보로 꼽았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주전 세터 한선수(30)가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하면서 짜임새가 한층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 시즌 연속으로 대한항공에서 뛰게 된 외국인 선수 산체스(29·쿠바)도 기대를 드러냈다. 한국말로 또박또박 “대한항공 산체스입니다”하고 자기소개를 한 그는 “다른 세터들과 비교하면 한선수는 세트(토스)가 가장 안정적이다. 이번 시즌에는 범실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선수는 성격이 강한 편인데 세터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2012~2013시즌 중반부터 지휘봉을 잡아 갑자기(?)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감독이 된 김종민 감독(41)은 “우승 후보라고 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각 팀 전력은 6대 4 정도로 근소한 차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엄살과 자신감 사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V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현 단장)이 ‘엄살’을 부리는 시간으로 유명했다. 올해는 신 단장의 애제자 둘이 스승을 따라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41)은 “연습경기를 제대로 못하고 시즌에 들어가는 게 처음이다. 중간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준우승 팀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43) 역시 “OK저축은행,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좋다”며 한 발 뒤로 뺐다.
하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OK저축은행 송명근(22)은 “비 시즌 동안 체력을 열심히 키웠다. 이번 시즌에도 꼭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고희진(35)은 “그동안 산 정상에서 따사롭고 아름다운 경치만 보다가 내려가니깐 춥더라. 이번 시즌 다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두 팀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한 한국전력 신 감독은 “올해도 3위만 해주면 좋겠다. 그 밑으로 내려가면 내 자리가 위험하다”는 농담으로 목표를 대신했다. ‘전통의 2강’ 자리에서 내려온 현대캐피탈을 맡게 된 최태웅 감독(39)은 “현대캐피탈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게 처음 같다. 스마트하고 승부욕 강한 빠른 배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하위권 두 팀도 이번 시즌에는 해 볼만하다는 자세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45)은 “우리가 앞서 있지 않지만 뒤져 있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42) “(청주·KOVO)컵대회 우승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 독하게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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