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1종 검사서 1차 판정
재규어-푸조 신고연비 오차 초과… 디젤 배기가스 이어 연비도 논란
국산 가솔린 QM5도 ‘부적합’
정부가 진행 중인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연비) 사후 검증에서 수입 디젤(경유)차 2종이 1차 검증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눈속임 사태로 수입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가운데, 논란이 배기가스에 이어 연비로도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4월부터 국산 차 10개 모델, 수입 차 11개 모델에 대해 연비 사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의 취재 결과, 이 중 수입 차 2개 모델과 국산 차 1개 모델이 1차 검증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고 재검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검증 대상 모델 중 국산 차와 수입 차 각각 1개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에 대한 검증은 완료됐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부적합 판정이 나온 모델은 재규어 XF2.2D와 푸조 3008 그리고 르노삼성자동차의 QM5로 알려졌다. 이 중 수입 차인 재규어와 푸조의 모델이 디젤 엔진을 쓰고 있어 디젤 차량에 대한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고된 재규어 XF2.2D의 복합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L당 13.8km이며 푸조 3008은 14.1(1.6e-HDi)∼18.1km(2.0HDi)다. 복합연비는 도심 연비와 고속도로 연비를 종합해 측정하는데, 신고된 복합연비가 허용 오차 범위인 5%를 벗어나면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 업체가 올해 강화된 연비 검증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도심과 고속도로에서의 개별 연비를 종합해 산정한 뒤 신고한 복합연비만 오차 범위 안에 들면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각각의 개별 연비에서도 오차 범위 안에 들어야 통과하는 것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해당 업체들은 모두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 데다, 진행 중인 검사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검사는 올해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결과 발표는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작년에도 수입 디젤車 4종 ‘연비 부적합’ 판정 ▼
지난해에도 수입 디젤차 4종이 연비 검증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아우디 A4 2.0 TDI,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DI, 크라이슬러 지프 그랜드체로키, BMW 미니 쿠퍼 컨트리맨의 연비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정부는 이들 업체에 대해 300만∼400만 원대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입 디젤차의 연비에 대해 부적합 판정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검사 때도 BMW와 크라이슬러의 경우 소송까지 하며 반발한 경우가 있어, 이번에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BMW는 승소했고, 크라이슬러의 소송은 진행 중이다.
한편 르노삼성의 QM5는 국산차와 가솔린 모델 중 유일하게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가솔린과 디젤 모델이 있는데, 이번에 검증을 받은 것은 가솔린 모델이다. 해당 차종의 연비는 L당 10.6km다.
지난해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차 싼타페 2.0디젤 2WD 모델과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2.0DI 모델이 국토부에서는 ‘부적합’ 판정을,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적합’ 판정을 받는 등 혼란이 발생해 결국 연비 검증 기관이 국토부로 일원화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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