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아닌 내면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눈을 감고 잠시 동안 빛을 봤을 때 안구에 맺히는 환영들을 시각적 이미지로 그려내려는 시도를 했다. 이것은 추상적 사고로부터 시작되는 추상화를 의미한다.”
현대 추상미술에 기반을 둔 권현진 작가가 오는 23일부터 11월 14일까지 유중아트센터에서 12번째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현대의 추상을 “어떤 본질이나 형식에 도달하거나 분명한 원칙에 의해 통일돼 있는 것이 아닌 비순수한 혼합의 형식이며 추상적인 혼합과 재배치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의 추상작품은 추상적 사고로부터 시작되는 추상화를 의미한다. 끝없는 구축과 해체, 재구축을 통해 혼합돼 만들어지는 추상은 작업과정에서 처음 의도와는 다른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시각적 무의식이 존재하며 새로운 추상이 발견된다는 것.
작가는 내면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눈을 감고 잠시 동안 빛을 봤을 때 안구에 맺히는 환영들을 시각적 이미지로 그려냈다. 빛의 흐름과 색의 흐름, 물감의 흐름 등의 배열을 혼합하고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캔버스 안의 그림만이 아닌 그 밖으로 움직이는 선들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런 회화에서 유래된 추상성은 영상작품으로 이어진다. 영상이라는 매체 특성을 이용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추상회화 작품을 계속해서 보고 있는 듯한 환영을 만들고, 기존 추상적 이미지의 개념을 확장시켜 관람객들의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을 자극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Visual Poetry> 시리즈는 자신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 것만을 보지 말고, 자신이 실제 보는 것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일차적 방식의 보는 방법이 아닌 감은 눈과 눈 표면으로 시각적 환상과 캔버스 밖의 가상까지 보여주기에 집중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20호 이상의 대형 회화작품 14점과 평면작업에 입체감을 더한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 작품의 이해를 한층 더 도울 수 있는 영상 작품 4점이 공개된다.(문의 ☎02-599-7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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