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언 前장관 스마트폰 속에 간직한 36년 전 박정희 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5시 53분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장. 박근혜 대통령 맞은편엔 유독 박 대통령 일가와 인연이 있는 VIP 인사가 앉아 있었다. 공화당 소속으로 6선 의원(3선 상원, 3선 하원)을 지낸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75)이었다. 그는 평소 스마트폰에 상원의원 시절이던 1979년 1월 청와대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찍은 흑백 사진을 갖고 다닐 정도로 박 대통령 일가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뒤 현재 워싱턴에서 정치외교 컨설팅업체인 ‘코언 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및 e메일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는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일각에서 우려하는 한국 외교의 ‘중국 경도론’에 대해 “한중 관계가 좋아진다고 무조건 미국이 걱정할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미 관계는 일희일비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이제는 교육 과학 기후변화 등 보다 다양한 이슈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뉴 프론티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그런 취지”라며 “한미 관계의 수면 아래에서는 다양한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중국이 무대 뒤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 북한이 이에 충분히 협조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개발에 투자하는 게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이 레코프위츠 전 미국 대북인권특사와 크리스티안 휘튼 전 대북 부특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칼럼을 기고하고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두 사람은 2007년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되던 시리아의 핵원자로를 이스라엘이 파괴한 사실을 떠올리며 “북한의 핵 확산이 멈춰지지 않았다면 이슬람국가(IS)는 초기 단계의 핵무기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미국이 보다 강경하고 주도적인 대북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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