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끝났지만 선수들은 환호성을 멈추지 않았다.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도, 최진철 감독이 언론 인터뷰를 할 때도 승리의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흥을 못 이긴 선수들은 춤도 췄다. 이승우(바르셀로나)는 라틴댄스를 췄고, 동료들의 랩에 맞춰 힙합댄스를 추는 선수도 많았다. 현장에 있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광란의 도가니가 따로 없었다. 그때만큼은 영락없는 아이들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시간으로 17일 오후 7시에 브라질전이 시작돼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밤 12시가 다 돼서야 숙소인 엔조이 코킴보 호텔로 돌아왔다. 경기장에서 숙소까지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는 중에도 승리의 기쁨에 쉴 새 없이 떠들던 선수들은 호텔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모두들 고생했다”는 최 감독의 격려에 선수들은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들뜬 분위기가 바뀐 것은 주장 이상민(울산 현대고)이 계획에 없던 발언을 요청하면서였다. 마이크를 잡은 이상민은 “브라질을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기니와 잉글랜드전이 남아 있으니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갑자기 숙연해져서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피곤해서인지 대부분 금세 잠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현지에 파견된 협회 직원을 통해 “좋은 출발이자 위대한 결과다. 팀과 스태프에게 축하를 보낸다. 신념은 산도 움직일 수 있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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