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를 위해 본사 경영지원실 인력의 10%를 현업 부서로 보내기로 한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보다 세 배로 늘어난 총 30%를 재배치하기로 했다. 실적 압박 속에 삼성전자가 몸집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인사 법무 기획 관리 등 본사 지원부서 인력의 10%를 각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여기에 20%를 추가해 다음 달 말까지 전체 인력의 총 30%를 현장에 재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는 경영지원실 인력 500여 명 가운데 150명 이상이 대거 사업부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이후 스텝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말마다 재배치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구조조정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돈 쓰는 부서’인 기획 홍보 관리 인사 등 스텝 조직 10명 중 3명을 ‘돈 버는 현장’으로 내려보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그동안 본사와 사업부로 이원화돼 중복된 인력을 상당수 정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부서별로 재배치 인력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몇 년 전이었으면 회사를 그만뒀을 사람들도 최근 경기가 워낙 어렵다 보니 섣불리 나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재배치 작업과 별개로 내년 조직 개편에 맞춰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던 지원부서도 대부분 수원으로 근무지를 옮길 예정이다. 지원부서들의 내년 예산도 많게는 40% 이상 줄이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다른 계열사들도 줄줄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은 승진 시기를 놓친 부장급 및 차·과장급 가운데 승진누락자,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면담을 통해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도 그룹 차원의 감사가 끝나는 대로 실적이 낮은 사업부 위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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