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과 경찰이 밤새 대치한 ‘국정교과서 태스크포스(TF)’팀을 놓고 여야는 26일 정면충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연히 구성될 수밖에 없는 교육부 TF팀 근무현장에 (야당) 국회의원들이 들이닥쳐 공무원들을 감금하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그런 비밀조직이 적발됐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①“관계기관 대책회의” vs “일반 업무 연장”
1차 쟁점은 국정화 TF의 성격. 정부·여당은 “국정화를 위한 필수적 작업”이라고 했지만, 야당은 “5공 시절 조직체계를 무시한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떠오른다”고 강력 비난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정교과서 TF) 비밀작업팀이 청와대에 일일보고를 하고 여론조작과 공작정치를 한 건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언론에 공개된 국정화 TF 구성 및 운영계획은 폭주하는 국회 자료 요구와 업무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지원 나온 직원들의 역할을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②“청와대 지시로 사전 준비” vs “당연한 절차”
국정화 TF 구성 시기도 논란거리다. 국정화 TF는 5일 최초로 8명의 인원이 투입됐고, 12일 7명이 추가 투입됐다.
야당은 국정화 행정예고(12일)에 앞서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자체 입수한 문건에 TF 내 상황관리팀 소관업무가 ‘BH(청와대) 일일점검 회의 지원’이라고 명시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청와대가 별도의 지침을 하달한 적은 없다”고 한 것을 위증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여당은 국정화 TF를 미리 구성하는 건 당연한 행정 절차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과거 금융실명제를 준비할 때도 조심스럽게 TF를 구성했는데 국정화 검토를 위해 TF를 구성 안한다면 그것이 더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다.
③“세종시 아닌 서울” vs “수용 공간 찾다 보니…”
TF 사무실 위치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교육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가 아닌 청와대와 가까운 서울 종로구 국제교육원에 사무실을 꾸린 건 청와대 보고를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국회 대응을 원활히 하고 많은 인원을 수용할 공간을 찾다보니 국제교육원에 사무실을 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④“손가락으로 하늘 가리기” vs “화적떼인가”
새누리당은 밤새 이어진 야당 의원들의 TF 사무실 대치를 ‘제2의 국가정보원 여직원 감금 사태’로 규정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2012년 국정원 사태가 떠오른다. 야당이 ‘화적떼’가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정권은 짧고 역사는 영원하다”며 “박 대통령이 조선의 왕이었다면 역사는 성군으로 기록했을까요, 폭군으로 기록했을까요”라고 했다. 야당은 27일로 예정된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보이콧 여부를 당일 오전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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