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충돌]
“朴대통령과 코드 일치” 강조… 靑 적극 뒷받침하며 친박공세 차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근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언급할 때마다 목소리가 높아진다. 국회 행사든 보수단체 행사든 웬만하면 적극 참석해 마치 ‘국정화 전도사’ 역할을 수행한다. 내년 총선의 최대 접전지역인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심이 등 돌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김 대표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 교과서 문제는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며 “국민 절대다수도 잘못된 역사 교과서는 고쳐야 한다는 데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의원들을 의식한 듯 “더이상은 (국정화 반대 의견을) 하지 않기를 부탁하겠다”고 압박했다.
김 대표가 이처럼 ‘역사전쟁’의 최선봉에 나선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코드 일치를 원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이는 국정화 이슈에 호흡을 맞춰 당청 갈등을 불식시키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4일 부산에서 “나는 박 대통령과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가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임하면서 공천룰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세는 주춤해진 상태다. 여권이 일사불란하게 역사전쟁에 나선 상황에서 안에다가 총을 쏠 수 없다는 명분이 앞섰기 때문이다. 친박계가 26일 주도한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서도 4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지만 “국정화에 찬성한다”는 목소리만 나왔다. 윤상현 의원이 “여론에서 밀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뭔가 (지도부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지만 김 대표를 향한 날선 비판은 피했다. 당 관계자는 “지금 이 시점에 집안싸움을 하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김 대표는 앞으로도 청와대와 싸울 이유가 없다”며 “내년 총선 국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는 참는 거다. 먼저 화내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당내 친박계의 공세 등 ‘참을 인(忍)’자를 쓸 일이 많다는 얘기다. 그 고비를 넘겨야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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