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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주제는 ‘공공 에티켓’]<212>공공장소에선 위생매너를
지하철-버스 손잡이 ‘오염 범벅’… 옷소매로 입 가리는 기본 지켜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과 KT빌딩 사이 공터. 근처 직장을 다니는 애연가들이 자주 찾는 흡연 공간이다. 5일 오후 7시부터 1시간가량 기자가 이곳을 관찰하는 동안 22명이 수시로 침을 뱉는 장면이 목격됐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대학생 박가현 씨(26)는 “바닥에 가득한 침을 보는 건 시각적 공해이고 침을 뱉는 소리는 청각적 공해”라며 화를 냈다.
직장인 이송희 씨(27·여)는 지난 주말 지하철을 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술을 마셔 얼굴이 벌게진 채 탄 한 남성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재채기를 했기 때문이다. 맞은편에 서 있던 이 씨는 급히 손으로 코와 입을 가렸지만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매너 없는 기침과 재채기, 침 뱉기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다. 더 큰 문제는 질병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침을 하면 입이나 코를 통해 약 3000개의 비말(飛沫·작은 침방울)이 시속 80km로 분사된다. 재채기를 할 때는 평균 4만 개의 비말이 160km의 속도로 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허공에 재채기를 하면 1시간 만에 주변 공기가 오염된다고 한다.
세 살 된 아들을 둔 손모 씨(37)는 환절기가 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두렵다. 입도 가리지 않은 채 기침을 하는 사람들, 손에다 재채기를 하고 그 손으로 손잡이를 잡는 사람들을 보면 아이에게 감기라도 옮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손 씨는 “신종 인플루엔자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집단 감염병이 발병했을 때 자신이 병에 걸릴까 봐 두려워 마스크를 끼는 사람은 있어도 병을 남에게 옮겨선 안 된다는 매너를 갖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기침 예절’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이 아닌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휴지나 손수건이 없다면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뒤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어야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기침이 오랜 시간 계속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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