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이라는 안개 자연스레 걷힐 것”… 대구 현역의원들 물갈이론 반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총선앞 요동치는 정치권]친박 “물갈이 여론 곳곳서 감지”
비박 “대구선 초선만 하란건가”

“‘유승민 사태’ 이후 불거진 ‘대구 물갈이론’은 실체가 있다.”

“정당정치에서 인위적 물갈이가 가능한 것이냐.”

여권의 총선 물갈이론의 표적이 된 대구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10일 ‘물갈이’라는 단어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부 의원은 “물갈이가 사실이라 해도 나는 해당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애써 자위하는 모습도 보였다.

동아일보는 이날 대구 의원 12명 가운데 부친상을 당한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11명을 대상으로 물갈이론에 대한 생각을 직접 물어봤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만 유일하게 실명으로 생각을 밝혔다. 류성걸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나머지 의원은 익명을 원했다. 답변이 미칠 파장을 의식한 탓인지 철저히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이 의원은 “물갈이론이 나올 명분은 있다”면서도 “물갈이론이나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용박’ 행태를 비판한 것.

물갈이론의 실체를 두고는 생각이 엇갈렸다.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은 대체로 물갈이론의 실체를 인정했지만 비박(비박근혜) 진영 의원들은 반발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A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12명 중 7명이 바뀌었다. 계속 물갈이를 하면 대구에선 초선만 의원을 하라는 이야기냐”고 되물었다. B 의원은 “박 대통령이 유 의원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점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 성향의 C 의원은 “몇 달 전부터 ‘대통령을 위해서 충성해야지 대구 의원들이 너무하다’는 여론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전현직 고위 관료들의 출마에 ‘박심’이 반영됐는지에 대해선 “일부 반영된 사람도 있겠지만 출마 희망자들이 확대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D 의원은 “업무를 소홀히 해 퇴출당한 사람도 ‘박심 때문에 출마한다’고 우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안개가 걷힐 것”이라고 봤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차길호 기자
#총선#대구 물갈이론#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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