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윈윈” 손잡는 文-朴… “黨 개혁부터” 거리두는 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총선앞 요동치는 정치권]野 ‘文-安-朴 스크럼’ 가능할까

#1 “임종석 (서울시) 부시장 잘 부탁합니다. 곧 당으로 돌려보내겠습니다.”(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은 이달 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시장이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측근 챙기기에 나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박 시장의 최측근인 임 부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2 “지금 (문 대표 체제로) 총선 치르면 결과는 망할 것입니다.”(안철수 의원)

안 의원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에서 강연한 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 박 시장과의 ‘3자 연대’를 두고도 “(문 대표가) 내가 요구한 10가지 혁신안에 답하지 않고서는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대표는 자신과 안 의원, 박 시장이 손을 잡는 ‘문-안-박 연대’가 결성되면 총선 필승 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3자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3자 연대를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많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 文 ‘총선 승리’, 朴 ‘교두보 확보’ 위해 의기투합


“문 대표와 박 시장의 관계는 계속 우호적이다. 박 시장은 이번 총선에 ‘박원순 키즈’를 당선시켜 당내 교두보를 확보하고 싶어 한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와 박 시장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로 박 시장은 문 대표에게 일부 인사를 직접 추천하고 있다. 서울시 출신 인사들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총선에서) 잘해 보라”고 독려한다고 한다. 임 부시장 외에도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 장백건 서울시설공단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하승창 변호사,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비례대표 명단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사퇴 요구와 호남권의 차가운 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 대표에게 박 시장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문 대표와 박 시장이 손을 잡는다면 나쁠 게 없다”며 “문 대표의 최대 취약지역인 호남에서 박 시장은 지지율 1위다”라고 말했다. 서로 ‘윈윈(상호 승리) 게임’이 될 거라는 얘기다.

○ 文-朴과 거리 두며 가는 安

안 의원은 3자 연대에 부정적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시장과의 관계는 (2011년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할 때부터) 여전히 돈독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문 대표와의 관계다. 안 의원은 9월부터 “당 혁신이 미흡하다”며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10일 “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연대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당의 근본적 개혁이 우선이지 3자 연대 자체가 정치공학적인 접근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혁신은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뜻인데 문 대표는 신발도 벗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문 대표는 여전히 안 의원의 손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문 대표 주변에선 안 의원이 계속 ‘반(反)문재인’을 주장하는 것을 문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일단 (문-박 연대로) 시작하고, 안 의원이 손잡는 것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총선#문재인#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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