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 ‘천상지희’ 잇단 쓴맛, 2000년대초 ‘SM 흑역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SM이 20년간 성공 가도만 달린 건 아니다.

이른바 ‘흑역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SM의 침체기로 2000년대 초반을 꼽는다. H.O.T.와 S.E.S.의 성공이 두 그룹의 해체(2001, 2002년)로 막을 내린 뒤 나온 몇몇 차세대 주자의 부진 얘기다.

여성 4인조 밀크(2001년)와 남성 5인조 블랙 비트(2002년)가 대표 격이다. 2005년 데뷔한 여성 4인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구 천상지희·사진)는 정상권을 맴돌며 해외 시장까지 두드렸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 김윤하 평론가는 “이들은 모두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지만 조성모나 SG워너비 풍의 발라드가 득세하던 당시 가요계 흐름에서 고전했고 프로듀싱 실패까지 겹치면서 ‘문전’에서 내려왔다”고 했다. 발라드 가수 장리인(2006년), 록 밴드 트랙스(2004년) 역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비운의 그룹 멤버 중 일부는 새 길을 찾았다. 블랙 비트의 황상훈과 심재원은 가장 성공한 예다. SM의 퍼포먼스 디렉터로서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엑소의 안무를 제작했다. 심재원은 공연 연출까지 맡으며 핵심 제작진으로 성장했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다나 린아 선데이, 트랙스의 제이는 SM에 남아 뮤지컬 배우로 나섰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스테파니는 SM에 적을 둔 상태로 최근 외주제작 형태로 솔로 앨범을 냈다. 트랙스의 김정모는 올해 슈퍼주니어 희철과 공동 앨범을 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sm#흑역사#천상지희#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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