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입시전략을 짜야 한다. 당장 가채점 결과를 놓고 수시 전형에 전력을 기울일지, 수시는 포기하고 정시 전형에 지원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정확한 분석을 통해 원하는 대학, 학과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수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 판단해야
수능 가채점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학별 고사를 봐야 할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한양대 등은 수능 직후인 14, 15일 수시 논술과 면접을 실시하기 때문에 이 대학들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서둘러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능 가채점 결과를 보고 정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대학과 수능 이후 대학별 고사를 봐야 하는 수시 지원 대학을 비교해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예상 점수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정시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이미 원서를 낸 수시 모집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반대로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다면 정시 지원이 유리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수시 전형에는 참가하지 않는 게 좋다.
수시 모집에서도 수능 성적은 여전히 중요하다. 많은 대학이 9등급으로 구분된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지만 적지 않은 수험생이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탈락하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에서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전형은 경쟁률이 매우 높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경우엔 실질 경쟁률이 상당히 낮아진다”며 수능 성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반영비율이 낮아지거나 없어지면서 논술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논술은 교과 중심의 출제 경향이 강화되고, 여러 교과 내용을 종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엔 제시문을 교과서와 EBS 교재 범위에서 출제하면서 다소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대학마다 출제 문항과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 대학이 공개한 기출 문제와 모의논술 문제를 분석해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구술면접은 단계별 전형에서 최소 20∼100%까지 반영할 만큼 비중이 크다. 면접위원 2, 3명이 서류와 자기소개서 등 제출 서류를 중심으로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인성 등을 평가한다. 대학에 따라 발표면접, 심층면접, 인터뷰·토론평가, 1박 2일 합숙면접 등 다양한 형태의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면접 방식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자신이 제출한 서류를 꼼꼼히 읽어 보고 예상되는 질문을 만들어 스스로 답해 보는 것도 좋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답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 앞에서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다.
○ 정시, 수능 영향력이 절대적
2016학년도 정시 모집 비중은 32.5%로 전년도보다 2.3%포인트 감소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학생부를 반영하는 경우에도 실질반영비율이 높지 않아 사실상 수능이 당락을 결정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원점수를 단순히 합산한 점수나 등급이 아닌 예상 표준점수 또는 예상 백분위 점수를 통해 정시 지원의 비교 우위를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은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지만 중위권 대학부터는 4개 영역 중 3개 영역의 점수만 반영하는 등 다양한 영역의 조합으로 성적을 반영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야 한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 영역에, 자연계열은 수학·과학탐구에 가중치를 두는 경우가 많다. 상위권 대학은 주로 수학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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