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두산 환호… 면세점 시장 새판 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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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곳 서울시내 운영권 신규 획득… ‘도심 시장 관광명소화’ 전략 성공
‘경영권 분쟁’ 롯데 잠실점 잃고 1000억 투자 SK는 사업 접어

《 14일 발표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이 기존 사업권을 잃고 철수하게 됐다. 기존 면세 운영자가 후속 사업자 심사에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곳이 폐점한 대신 두산과 신세계가 새로운 면세점을 연다. 7월에 신규로 시내 면세 사업권을 얻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에 이어 또 다른 사업자들이 생기면서 롯데와 신라의 ‘2강 체제’로 분류되던 국내 면세시장 역시 대대적인 재편을 맞게 됐다. 》

관세청이 14일 발표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신세계와 두산이 신규로 시내 면세점 운영권을 손에 넣었다. 반면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이 기존 사업권을 잃게 됐다. 기존 면세사업자가 후속 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주기 특허 재승인’ 제도에 따른 첫 탈락 사례가 생김과 동시에 신규 진입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면세 시장의 판도가 대폭 바뀌게 됐다.

○ 기존 사업장 수성(守城) 실패한 롯데-SK ‘침통’

롯데는 중구 소공동의 본점을 수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월드타워점은 잃었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월드타워점이 갖고 있는 그룹 내 역할을 감안하면 사실상 패배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독과점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7월부터 이어진 롯데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이미지가 악화된 게 사업권을 잃는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심사위원들도 그런 사항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15일 롯데호텔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는) 99%가 내 탓”이라며 “직원들의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1000억 원가량을 들여 워커힐면세점 리뉴얼 작업을 해왔던 터라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했음에도 그간의 소극적인 운영과 저조한 매출, 지리적 접근성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게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재완 한남대 교수(무역학)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운영계획이나 사회공헌 공약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정부가 앞으로 5년마다 사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입지-명분에서 승리한 신세계와 두산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와 두산은 축포를 터뜨렸다. 두 회사는 새 사업장과 가까운 남대문·동대문시장을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게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심사단이 보기에 중국인 관광객 유치 및 주변 상권과의 동반성장에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시장 등이 효과적인 곳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는 특히 도심 과밀화 우려에 대해 도쿄 긴자, 홍콩 침사추이처럼 오히려 도심 내 관광 콘텐츠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신세계는 형지와 경쟁했던 부산 시내 면세점에서도 재승인을 받았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동대문이란 입지와 이곳의 상권을 살리겠다는 상생 계획이 가장 큰 성공 비결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산은 면세점 입점에 따른 효과로 2020년 동대문 인근 외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고, 면세점 입점 이후 5년간 면세점을 통해 신규로 유치되는 관광객이 13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선희 teller@donga.com·이상훈 기자
#면세점#서울 시내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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