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이 폭력시위로 얼룩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11시간 동안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14일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에 참가한 시위대는 경찰 버스 수십 대를 부수고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시위대가 쇠파이프와 보도블록, 각목 등을 사용해 경찰관 1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시위대가 던진 각목에 맞아 오른 손목의 힘줄이 끊어지거나 돌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은 경찰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미리 준비한 밧줄을 이용해 경찰 버스 5대를 끌어내는 등 총 50대의 경찰 버스가 파손됐다. 경찰은 시위대가 차도로 불법 행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 도심 일대에 경찰 버스 700여 대와 차벽트럭 20대를 배치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올 들어 가장 많은 양의 물대포와 캡사이신 최루액을 사용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용으로 18만2100L의 물을 뿌렸다. 올해 4월 16일 열린 세월호 참사 1주년 집회 당시 3만3200L를 뿌렸던 것에 비해 6배가량으로 많았다. 경찰은 물대포에 캡사이신 441L를 섞어 뿌렸다. 세월호 집회 때 사용된 30L보다 10배가 넘는 양이다. 이 밖에 경찰은 시위대를 식별하기 위해 유색 물감 120L를 사용하고 시위대에 맞닥뜨린 경찰관이 현장에서 직접 651L의 캡사이신을 뿌렸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 중 2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쏜 물대포로 중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남 보성군에서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상경한 백남기 씨(68)는 이날 오후 6시 56분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길바닥에 쓰러졌다. 백 씨는 농민단체 회원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백 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4시간여의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주최 측은 “경찰이 백 씨를 향해 직접 물대포를 쏜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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