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대통령 서거]노태우 측 “문상 못가지만 애도 표시”
이회창 “큰 족적 길이 기억될 것”
“나도 이제 여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 ‘회자정리(會者定離·사람은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3김(金)’ 중 홀로 남게 된 심경을 토로한 것일까. JP는 “저승에 가서 (YS를) 봬야지”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JP는 이날 휠체어를 탄 채 YS의 영전에 국화 한 송이를 바쳤다. JP는 “신념의 지도자로서 다른 사람이 못하는 일을 하신 분”이라며 “더 살아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애석하기 짝이 없다”고 애통해했다. YS를 평생 보좌했던 김기수 비서실장을 찾으며 “긴 세월 일편단심 잘 모셨다”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JP는 또 “(YS) 말씀 중에 잊히지 않는 게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였다”며 “어떤 것도 자신의 신념을 꺾지 못하고,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념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5·16 이후 YS에게) 한 번 농반진반으로 ‘같이하십시다’ 그러니까 조용히 웃고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YS가 1979년) 국회에서 제명당할 때 나 혼자만 반대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YS 재임 시절 구속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직접 조문하지 않았다. 다만 별도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보도자료를 통해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애도를 표한다”며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 명복을 빌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측도 “노 전 대통령께서 애도를 표했다”며 “건강상의 이유로 직접 문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23일이나 24일 정도에 조문단을 꾸려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측근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분의 업적은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라며 “깊이 애도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23일 오전에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YS와 갈등을 빚었다. 1997년 대선 후보가 된 뒤 YS의 탈당을 요구했고 YS는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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