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나라, 우리 모두 이 꿈을 가집시다.”
26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거행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결식. 유족들이 직접 만든 추모영상의 맨 마지막 대목을 장식한 YS의 1993년 14대 대통령 취임식 육성이 흘러나오자 차남 현철 씨는 꾹꾹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했다. 불편한 몸에도 마지막 길을 지키던 손명순 여사는 슬픔을 참아내려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 하늘에서는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영결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서울대병원 발인식장을 찾아 YS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민주화의 큰 산 YS가 영원히 잠들었다. 영결식이 끝난 뒤 YS의 운구 행렬은 46년간 거주했던 서울 상도동 사저와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들렀다. 마지막으로 YS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조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염원했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YS가 추진했던) 개혁을 훌륭하게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당신께서 평생 싸워서 이룬 민주주의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그것이 우리 후배들에게 남겨진 몫”이라고 강조했다.
YS는 평소 “나는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해왔다. YS는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문을 연 대한민국의 민주화, 금융실명제와 민선(民選) 지방자치제, 공직자 재산공개 등 많은 개혁정책은 21세기 대한민국 발전의 자양분으로 살아 있다. YS는 마지막으로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 정치권을 향해 양김(兩金)시대가 남긴 갈등과 대립의 고리를 끊어내고 새 리더십으로 승화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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