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일 “증오가 아닌 화해를, 폭력이 아닌 대화를, 좌절이 아닌 희망의 꿈을 심어주는 일이야말로 오래도록 유지될 ‘평화의 방벽’을 세우는 일”이라며 “그 해답이 바로 ‘교육’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폭력적 극단주의와 문화-종교 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갈 해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20분간 진행된 유네스코 특별연설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다. ‘평화의 방벽’은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유네스코 헌장상의 문구다.
박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 관련 회의에서 밝힌 ‘소녀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구상(Better Life for Girls)’을 위해 15개 개발도상국에 2억 달러를 지원하고 ‘세계시민교육’을 강화하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유네스코와의 과학 분야 협력을 위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구상’도 밝혔다. 지금까지는 새마을운동 등 과거 개발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했는데 앞으로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겠다는 것. 현재의 개발 경험은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향후 5년간 2억 달러를 개도국에 무상 원조하며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을 지역 불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어 ‘평화통일’이 해법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과 ‘남북 공동 유물 전시회 개최’ 등 문화를 통한 민족 동질성 회복을 강화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2박 3일간의 파리 방문에서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박 대통령이 강조한 ‘의제’였다.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세계적인 ‘인성교육’에 앞장서겠다고 한 것이다. 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밀고 있는 어젠다를 지원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기후변화, 교육, 여성 등의 이슈에 관심이 많다. 두 사람은 ‘기후변화’와 ‘교육’ 어젠다를 두고 교감하는 모양새다. 반 총장은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WEF)’ 참석차 방한해 박 대통령과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고 박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해 반 총장과 수차례 만나면서 ‘연대설’까지 나돌았다.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정상회의장에서 다시 만났다.
이날 오후 체코 프라하로 이동한 박 대통령은 4일까지 머물며 한-체코 정상회담과 중유럽 4개국 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정상회의 등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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