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인터넷에서는 아이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거나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엄마(Mom)와 벌레(충·蟲)를 합성한 ‘맘충’이나 ‘허수애비’가 대표적이다. ‘허수애비’는 직장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가정이나 자녀교육에 소홀한 아버지를 빗댄 말이다.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만큼 따가워졌다.
그런 점에서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성균관예절학교는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 태도가 달라진다”는 소문이 나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인터넷 참여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오전 10시경 입교하면 아이들이 제일 처음 배우는 것이 배례(인사)다. 손을 가지런히 배꼽 위로 모으고 고개를 숙인 후, 몸을 다시 세워 상대방의 눈을 맞추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게 가르친다. 이 학교 맹강현 교무부장은 “유교의 근본은 사람에 대한 예의였다”며 “인사와 배려가 사람 사이의 가장 기본이 된다는 것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 배우는 것은 ‘예절은 약속’이라는 점이다. 기초교육이 끝나면 다례(차 마시는 법), 다식(과자 만드는 법), 줄다리기와 같은 전통놀이를 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규칙을 배운다.
매년 성균관예절학교에 출장교육을 위탁하는 서울 화랑초등학교 측은 “눈을 마주보며 공손하게 인사하고 나면 친구를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진다”며 호평한다. 이렇게 입소문이 나면서 연평균 6000명이 예절교육을 받았다.
하루 교육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아이는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모두 알고 있지만 종종 잊어버린다. 교육학자들은 “아빠나 엄마가 매일 몸소 보이는 공손한 인사와 바른 말을 아이는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게 된다”고 강조한다. 맹 교무부장은 “예의를 갖춘 아이는 결국 다시 그 마음을 부모에게 돌려 효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