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릴 대규모 집회 현장에 의무경찰 부모들이 ‘출동’한다. 집회가 폭력시위로 번지는 것을 막고 행여 불상사가 벌어지면 직접 나서 아들이 다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전의경 부모모임’ 강정숙 회장은 2일 “지난달 14일 발생한 폭력시위와 같은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부모들이 뜻을 모았다”며 “시위대가 의경을 때리면 아들을 감싸 안아 대신 맞고, 끌려가는 의경이 있으면 필사적으로 구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달 27일 전의경 부모모임 인터넷 카페(cafe.daum.net/ParentsPolice)에 “경찰청에서 집회를 원천 불허해도 집회가 강행된다고 한다”며 “후원금이 없는 관계로 아들들에게 초콜릿을 전하지는 못하지만 시위 참관은 반드시 해야 할 것 같다”고 글을 올렸다. 현재 부모 2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부모들은 일단 집회 당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모일 예정이나 현장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을 정할 방침이다.
특히 강 회장과 부모들은 이날 현장에서 불법 폭력시위가 벌어질 경우 복면을 쓴 시위대의 채증에도 나서는 등 관련 증거를 직접 확보해 경찰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집회 참가자 쪽에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지난달 14일 집회 때는 일부 부모가 경찰 쪽에서 현장을 참관했다. 전의경 부모모임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때부터 대규모 집회 현장을 참관하며 시위대로부터 의경을 보호했다. 이번에는 더 적극적으로 불법 폭력시위 감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강 회장은 “의경 부대 내 고질적인 구타 문화가 사라져 부모들이 안심하나 했더니 불법 폭력시위로 인해 다시 불안에 떨게 됐다”며 “지난번 폭력시위를 보고 많게는 하루 100명이 넘는 부모들이 새로 모임에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열린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 때는 불법 시위대가 휘두른 폭력에 의경을 포함해 경찰 11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5일 집회에서 차벽 파손, 경찰관 폭행 등 폭력행위가 발생하면 경찰관으로만 구성된 검거 전담 부대를 투입해 적극적으로 현장 검거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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