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이모 씨(40)는 올해 모바일 주문형비디오(VOD) 결제를 10차례 이상 했다. 만화영화 ‘뽀로로’를 보여 달라는 다섯 살배기 딸 때문이었다. 아내는 가급적 직접 놀아주라고 하지만 이 씨는 아이와 놀다 지치면 결국 뽀로로가 나오는 스마트폰을 쥐여준다.
여성 직장인 김모 씨(35)의 여자 동료들 사이에서는 올해 초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화제였다. 로맨스를 적절히 섞어 ‘여성용 포르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 세계 여성 관객에게 인기를 모은 영화다. 김 씨는 평소 성인물을 찾아보진 않았지만 스마트폰으로는 가끔 ‘19금’ 영화를 혼자 보곤 한다.
‘내 손 안의 TV’로 떠오르는 모바일 인터넷TV(IPTV) 서비스는 집 안 거실에 있는 TV가 아닌 개인화된 TV 시대를 열었다. 리모컨을 쥔 사람을 특정할 수 없는 거실 TV와 달리 모바일 IPTV는 개별 이용자의 시청 행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동아일보와 KT가 올해 1∼11월 ‘올레tv 모바일’ 이용자 연령대별·성별 영화 VOD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1위는 40대 남성으로 전체 매출의 20.5%를 차지했다. 2위는 30대 남성(20.4%)으로 30대와 40대 남성이 주요 VOD 고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30대 여성 17.0% △40대 여성 13.0% △20대 여성 7.5% △20대 남성 7.3% △50대 남성 6.7% 순이었다. 이번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것은 30대와 40대 여성 이용자들이 남성보다 성인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30대 남성의 매출 상위 영화 15편 중 3편이 ‘19금’ 영화였던 반면 30대 여성의 경우 절반 이상(53%)인 8건이 성인 영화였다. 40대의 경우에도 남성은 3편, 여성은 6편이 성인 영화였다.
40대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의 어린이물 결제가 두드러졌다. ‘미니언즈’ ‘스폰지밥’ ‘명탐정 코난’ 등 전형적인 어린이 영화가 40대 남성 순위의 11∼15위를 차지한 반면 40대 여성 순위에선 ‘명탐정 코난’만 7위를 차지했다.
60대 이상 이용자의 어린이물 결제 건수는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손자 손녀를 돌보는 실버세대의 구매 패턴을 드러낸 셈이다. 남성은 매출 상위 15편 중 7편, 여성은 5편이 어린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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